첫 개인전 ‘묵벌전(墨筏展)’을 여는 양보성 서예가는 “서예는 글씨를 잘 쓰는 것만을 배우는 일이 아니다”며 “붓을 들고 한 획을 긋는 순간부터 자신의 마음과 마주하게 된다”고 말했다. 본인 제공
첫 개인전 ‘묵벌전(墨筏展)’을 여는 양보성 서예가는 “서예는 글씨를 잘 쓰는 것만을 배우는 일이 아니다”며 “붓을 들고 한 획을 긋는 순간부터 자신의 마음과 마주하게 된다”고 말했다. 본인 제공
40여 년 동안 서예의 길을 걸어온 보림 양보성 작가가 고희를 지나 생애 첫 개인전 ‘묵벌전(墨筏展)-먹을 싣고 예술의 강을 건너다’를 연다. 전시는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4전시장에서 열리며, 초대 행사는 16일 오후 6시에 마련된다.

이번 전시 제목인 ‘묵벌’은 먹 묵(墨), 뗏목 벌(筏)을 결합한 말이다. 작가는 먹과 붓을 삶과 예술의 강을 건너는 한 척의 뗏목에 비유했다.

양 작가는 “저에게 먹과 붓은 단순한 서예 도구가 아니라 삶과 예술의 강을 건너게 해주는 뗏목”이라며 “때로는 흔들리고 돌아가기도 하지만, 지나온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방향을 잡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서예의 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고희를 지나 첫 개인전을 열게 된 것은 지난 시간을 정리하고 자신의 서예 여정을 돌아보기 위해서다. 그는 “40여 년 동안 서예를 배우고 익히며 많은 시간을 붓과 함께 보냈다”라며 “그동안 공부하고 연마해 온 작품들을 한 번쯤 정리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화기만당
화기만당
전시장에는 한글과 한문을 아우르는 서예작품 60여 점이 소개된다. 한글서예를 비롯해 전서·예서·해서·행서·초서 등 다양한 서체가 함께 선보이며, 광개토대왕비문 반야심경 8폭 병풍과 하지장 초서 효경 등 대작도 전시된다.

양 작가는 특정 작품보다 전시 전체의 흐름을 봐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오랜 시간 공부해 온 작품들과 그 과정에서 새롭게 시도한 작품들이 함께 있다”라며 “다양한 서체를 통해 제가 걸어온 공부의 과정과 현재의 생각을 보여드리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오랜 시간 붓을 놓지 않게 한 힘은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에 있었다. 그는 “서예는 글씨를 잘 쓰는 것만을 배우는 일이 아니다”라며 “붓을 들고 한 획을 긋는 순간부터 자신의 마음과 마주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전통 서예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먹의 농담과 번짐, 필획의 변화, 여백의 미를 통해 작가만의 표현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양 작가는 “전통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위한 뿌리”라고 말했다.

양 작가는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에게도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그는 “우리의 삶도 수많은 시간과 인연이 모여 하나의 길을 만들어 간다”라며 “각자의 삶에도 저마다 건너야 할 강이 있고, 그 강을 건너게 해주는 자신만의 뗏목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셨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양보성 작가는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 부문 초대작가, 울산광역시미술대전 초대작가, 전국서도민전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울산서예가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울산서예가협회 고문을 맡고 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