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저녁 울산대학교 맞은편인 남구 무거동 바보사거리 일대가 모처럼 사람들로 빼곡히 들어찼다. 거리 곳곳에는 야외 테이블이 펼쳐졌고, 바닥에 직접 그림을 그리는 행사와 버스킹도 열리며 침체가 이어졌던 대학가는 축제장으로 변했다. 보통 캠퍼스 안에서 열리는 대학 축제가 지역 상권 한복판으로 나온 결과다.
울산대학교와 UNIST, 울산과학대학교, 춘해보건대학교 등 지역 4개 대학 총학생회장단이 직접 기획한 제1회 관내대학 연합축제 ‘대연제’가 지난 16~17일 울산대학교와 바보사거리 일원에서 열렸다.
첫날인 16일에는 울산대 대운동장에서 대학 연합 가요제와 동아리 공연, 초청가수 무대 등이 진행됐지만, 둘째 날에는 축제 프로그램이 학교 밖에서 펼쳐졌다.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바보사거리 일대에서는 야장거리가 마련됐고, 버스킹과 거리 프로그램 등도 이어졌다.
이번 축제는 대학 간 연대와 교류를 강화하고, 청년 주도의 문화 활동을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총학생회장단은 울산대 앞 침체된 상권에 주목했다.
바보사거리 일대는 공실률 20%를 웃도는 등 극심한 상권 침체를 겪어왔다.
김진수 울산대 총학생회장은 “최근 대학축제들이 유명 아티스트 라인업에만 초점이 맞춰진 측면이 있어 대학축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자는 데서 시작했다”며 “과거와 비교하면 바보사거리 일대 분위기가 많이 약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둘러보면 음식점뿐 아니라 즐길거리와 콘텐츠도 많은 곳인데, 학생들이 상권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학생회는 단순히 거리 위에 테이블만 설치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상인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행사 취지를 설명하고 메뉴를 취합했으며, 야장 운영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 거리에서는 바닥에 그림을 그리는 프로그램과 대학생들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버스킹 등도 진행됐다.
울산대 총학생회는 이날 바보사거리를 찾은 인원을 약 최대 3,000명으로 추산했다.
상인들 역시 모처럼 활기를 띤 거리에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권복재 울산대 바보사거리 상가번영회 회장은 “거리 전체가 사람들로 꽉 찬 모습을 정말 오랜만에 본 것 같다”며 “학생들이 많이 모였던 중심 라인의 주점이나 간단한 음식점들은 말 그대로 대박이 터졌다고 할 정도였다. 상인들 모두 이런 행사가 열린 자체를 굉장히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축제 열기는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지역 소비 선순환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상인회와 총학생회는 한 달 동안 바보사거리 일대 점포를 이용하고 스탬프를 모으면 추첨을 통해 선물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기획했다. 특히 바보사거리가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돼 온누리상품권 사용처가 된 만큼, 경품을 온누리상품권으로 지급해 지역 내 추가적인 소비를 유도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편 학생회와 상인회는 이번 성공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대학 축제 일부를 바보사거리에서 공동 개최해, 단순한 대학 행사가 아닌 ‘지역 축제’로 승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