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찾은 울산의 주택가 곳곳의 헌옷수거함 주변에는 각종 생활쓰레기와 폐기물이 어지럽게 쌓여 있었다.
한 헌옷수거함 옆에는 검은색 쓰레기봉투와 종이박스, 일회용품 등이 놓여 있었고 수거함 주변으로 잡초와 덩굴이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또 다른 수거함 주변에는 음식물을 담았던 것으로 보이는 용기와 비닐, 박스 등이 뒤섞여 있었다.
수거함 자체의 관리 상태도 좋지 않았다. 관리인의 전화번호는 찾아볼 수 없고 녹이 슬고 페인트가 벗겨진 수거함이 곳곳에서 발견됐으며, 오래된 안내문이나 광고물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모습도 보였다.
인근 주민 김모씨는 “이곳에 설치된 의류수거함이 언제부터 놓여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오래됐다. 누가 비우기는 하는지도 모르겠고 한번씩 보면 주변에 작은 가구나 쓰레기들도 쌓여 있어 지저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처럼 주택가 곳곳에 놓인 헌옷수거함 대부분이 민간에서 설치·운영되고 있어 지자체가 전체 규모와 관리 실태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울산 5개 구·군 모두 민간 헌옷수거함의 별도 현황을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헌옷수거함 자체가 별도의 신고·허가 대상 시설물이 아니어서 민간업체가 설치한 수거함을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다만 헌옷수거함 자체가 주민들에게 필요한 시설이라는 점에서 지자체가 일괄적으로 철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자체 관계자는 “주택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은 헌옷을 버릴 곳이 없어 수거함을 원하는 주민들도 있다”며 “수거함을 치우면 왜 치웠느냐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자체들은 민간 수거함 주변에 쓰레기가 쌓이거나 수거함이 도로·인도 등에 설치돼 민원이 발생할 경우, 이를 헌옷수거함 관리 문제보다는 도로 무단 점유나 적치물 문제로 보고 행정 조치하고 있다.
민원이 접수되면 관리업체에 자진 철거를 요구하거나 계고장을 붙이고, 정해진 기간 내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행정기관이 철거하는 방식이다. 다만 수거함이 주택가 곳곳에 흩어져 있어 행정기관이 전수조사를 통해 관리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헌옷수거함은 구석구석에 있어 주변이 지저분하다고 해서 일일이 돌아다니며 찾아내기는 어렵다”며 “보통 민원이 들어오면 자진 철거하도록 조치 중”이라고 말했다.
결국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주택가 헌옷수거함은 상당수가 민간업체에 의해 설치돼 있지만, 지자체 차원의 전체 현황 파악이나 정기적인 관리 체계는 마련돼 있지 않은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