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최대 규모의 공공택지지구인 다운2지구(서사신도시)가 또다시 ‘선(先) 입주, 후(後) 인프라’라는 고질적 행정 난맥상에 직면했다. 계획인구 3만여명, 당장 연말까지 1만 세대에 달하는 미니 신도시의 입주가 본격화하고 있음에도, 주민들이 누려야 할 대중교통망과 치안·소방, 필수 편의시설은 여전히 '검토 중'이거나 하염없이 연기된 계획표 속에 갇혀 있다. 가장 기초적인 정주 여건을 내팽개치고 있는 행태가 과연 공공택지 사업의 취지에 부합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시의회 허희정 의원이 울산시와 교육청에 보낸 서면 질의에 따르면 현재 지구 내부를 경유하는 시내버스는 고작 1개 노선(213번, 8대)에 불과하다. 인근을 지나는 노선들은 단지 안으로 들어오지조차 않고, 배차 간격도 30~40분에 달해 주민의 발 노릇을 전혀 못 하고 있다. 게다가 신도시가 울주군 관할임에도 육아지원시설이 밀집한 구영리나 군청, KTX 울산역 등 행정·생활 거점으로 향하는 직결 노선은 전무하다.
그럼에도 울산시는 "2027년 하반기 대규모 노선 개편 때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입주민들에게 앞으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중교통 부재로 인한 이동권 침해를 감내하라는 것이다. 치안과 소방, 문화·복지 공백 역시 심각성을 더한다. 범죄와 재난으로부터 시민을 지켜줄 파출소와 119안전센터 신설에 대해 경찰과 소방당국 역시 "인구 추이를 보고 종합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한다.
다운2지구는 행정구역이 울주군과 중구로 쪼개져 있어 공공시설 분담과 설치를 둘러싼 엇박자가 만성화될 구조적 위험까지 안고 있다. 여기에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준공 시점을 내년 12월로 늦춰 놓아, 도로와 공원 등 필수 기반시설마저 부실하게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주민들의 불신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새 보금자리를 믿고 찾은 시민들이 '교통섬', '치안 공백' 속에서 일상을 시작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공공의 명백한 직무유기다. 공공인프라 공급은 나중에 인구가 차면 채워 넣는 사후 정산용 옵션이 될 수 없다. 울산시 등 관계기관은 즉각적인 버스 노선 보강은 물론 안전 관서 조기 설치 등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 시민의 기본권 보장을 미룰 일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