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4월 울산에서 열린 수소트램 시승 행사. 울산매일 포토뱅크
지난 2024년 4월 울산에서 열린 수소트램 시승 행사. 울산매일 포토뱅크
트램의 ‘두 번째 가격표’ 관련 인포그래픽
트램의 ‘두 번째 가격표’ 관련 인포그래픽

민선 9기 출범 이후 재검토 대상에 올랐던 울산 도시철도 1호선이 다시 사업 추진 일정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별도의 법적·계약상 책임 없이 사업을 중단할 뚜렷한 방안을 찾지 못한 가운데 울산시는 행정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 본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울산 도시철도 1호선의 재정부담은 총사업비 3,814억원이라는 숫자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특히 2027년 본예산 편성을 앞두고 사업 일정과 연도별 투자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다. 울산시가 언제 얼마를 부담하고, 개통 이후에는 매년 얼마를 감당해야 하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커졌다.

2일 울산시에 따르면 도시철도 1호선 사업비는 2025년까지 78억원, 올해 622억원이 투입되고 2027년 240억원, 2028년 1,330억원, 2029년 1,330억원, 2030년 214억원이 각각 예정돼 있다. 이를 모두 합하면 현재 총사업비 3,814억원이다.

당장 내년에 필요한 사업비는 240억원이지만 본공사가 본궤도에 오르는 2028년과 2029년에는 각각 1,330억원으로 급증한다. 전체 사업비의 69.7%인 2,660억원이 불과 2년 동안 집중되는 구조다.

현재 국비와 지방비 분담비율은 6대 4다. 이 비율을 단순 적용하면 2028~2029년에 부담해야 할 지방비는 약 1,064억원에 달한다. 전체 사업기간 지방비는 약 1,526억원이다.

이는 2027년 본예산에 반영될 트램 예산 규모만으로는 전체 재정부담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 재정 피크는 한 해 뒤부터 시작된다.

향후 총사업비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는 현재까지 별도의 추가 공사요인이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착공 이후 물가변동이나 공사 여건 변화가 발생하면 정부와 총사업비 조정절차를 거치게 된다. 현재의 3,814억원은 사업 추진 기준액이지 공사가 끝날 때까지 절대 변하지 않는 금액은 아니라는 얘기다.

사업 일정 역시 당초 2029년 말보다 다소 늦어진 2030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민선 9기 출범 이후 사업 재검토 과정에서 행정절차가 순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정 측면에서 더 긴 시간은 개통 이후다.

울산시는 최근 전문기관에 도시철도 1호선의 실제 운영비를 다시 산정하도록 한 결과 연간 약 196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KDI 타당성재조사 당시 산정된 110억원대보다 80억원 안팎 높은 수준이다.

차이는 산정방식에서 발생했다. KDI는 타당성조사 지침에 따라 운영비를 산출한 반면, 울산시는 실제 운영에 필요한 인력 규모 등을 반영해 전문기관에 다시 산정을 맡겼다.

문제는 이 운영비를 기존 대중교통 예산 절감으로 상쇄할 여지도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트램이 신복환승센터에서 울산대학교, 법원, 공업탑 등을 거쳐 태화강역까지 운행하면 일부 시내버스 노선과 겹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버스는 트램 구간만을 오가는 것이 아니라 외곽과 도심의 여러 지점을 연속해 연결하고 있어 중복구간만을 이유로 노선을 통째로 폐지하기 어렵다.

시 관계자는 “중복되는 노선을 없앤다면 그만큼 절감할 수 있겠지만 사실상 버스를 없애기는 어렵다”며 “트램과 연계되는 방향으로 노선을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재정지원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버스를 폐지하기보다 노선을 재배치하는 방식이 유력한 만큼 트램 운영비가 기존 버스 예산의 대폭 절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게 현재 판단이다.

이 때문에 트램의 재정부담은 두 단계로 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건설단계다. 총사업비 3,814억원 중 울산시가 약 1,526억원을 부담하고, 특히 2028~2029년에 지방비 지출이 집중된다.

두 번째는 운영단계다. 시설을 완공한 뒤에도 매년 196억원 수준의 운영비가 발생하고, 그 부담을 기존 버스 재정지원 감축만으로 상당 부분 흡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단계에는 국비 60%라는 분담 장치가 있지만 완공 이후 운영은 결국 지방재정의 지속가능성 문제로 넘어간다.

따라서 2027년 본예산 편성을 앞두고 필요한 것은 내년도 트램 예산 한 해분을 따지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2028~2029년 집중될 시비,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총사업비 변동, 개통 이후 매년 반복될 운영비까지 한꺼번에 놓은 중장기 재정전망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