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가 공공의료와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사업을 시작한 뒤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지방비 부담도 함께 따져봐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병원은 건립 이후 의료진과 직원 인건비, 시설·장비 유지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돌봄 서비스 역시 대상자와 전담인력이 늘수록 운영비가 증가한다. 한번 서비스를 시작하면 재정 여건에 따라 쉽게 줄이기 어려운 분야라는 점에서 초기 사업비뿐 아니라 장기적인 운영비까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복지예산은 1조8,326억원으로 전년보다 1,716억원 늘었다. 시 전체 예산의 32.47%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돌봄 취약가구 확대 등에 따라 관련 서비스와 재정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흐름이다.
특히 올해부터 의료·요양·돌봄을 연계하는 통합돌봄이 법정 제도로 본격 시행되면서 지방정부의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
11일 울산시에 따르면 올해 통합돌봄에 투입된 시비는 5억3,800만원이다. 내년도 통합돌봄 예산 편성안에는 국비와 시비, 구·군비를 합쳐 약 64억원이 계획돼 있다. 국비가 약 32억원, 시비 약 14억원, 구·군비 약 17억원이다. 시비만 봐도 올해보다 약 2.6배 늘어나는 셈이다.
인력도 확대된다. 현재 울산지역 통합돌봄 전담인력은 85명으로, 행정안전부가 정한 울산지역 기준인력은 약 112명이다. 울산시는 앞으로 전담인력을 계속 확충할 계획이다.
정부가 내년도 국비를 확대하면서 현재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재원은 부족하지 않다는 게 울산시의 입장이다.
다만 국비가 늘어난다고 지방비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는 아니다. 내년 국비가 확대되는 동시에 시비 역시 5억3,800만원에서 14억원으로 늘어나는 것처럼 서비스 대상과 범위 자체가 확대되면 국가와 지방이 투입하는 재정도 함께 커질 수 있다.
특히 울산시는 앞으로 지역별로 필요한 서비스를 추가 발굴해 확대할 계획이다. 제도가 정착되고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사업비와 전담인력 등 반복적으로 투입해야 하는 비용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높다.
공공의료 분야는 향후 재정 규모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타지역 공공의료원의 운영 사례를 봤을때 울산시의 예산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시는 현재 어린이 치료 기능을 특화한 울산의료원 설립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작성 중이다. 최종 사업 규모와 총사업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오는 11월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한 뒤 보건복지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의료원이 문을 연 뒤 필요한 연간 운영비와 예상 진료수입 등도 이 과정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의료원은 건립비만으로 실제 재정부담을 판단하기 어려운 사업이다. 개원 이후 의료진과 직원 인건비, 의료장비 유지·교체비, 시설관리비 등이 해마다 발생한다. 진료수입으로 이를 모두 충당하지 못할 경우 운영적자를 어떤 방식으로 보전할지도 장기적인 시 재정 부담을 좌우하게 된다.
때문에 오는 11월 공개될 사업계획에서는 총사업비뿐 아니라 연간 운영비와 예상 진료수입, 운영수지, 적자 발생 시 울산시 부담 규모까지 함께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통합돌봄 국비 확대와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 신설 등 의료·돌봄 분야의 지원 확대 방향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 울산의 지방비 부담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특히 현재 추진 중인 어린이 치료 특화 울산의료원은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와 현재로서는 별개라는 게 울산시의 설명이다.
공공의료와 돌봄·복지서비스의 필요성을 비용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시민의 생명과 일상을 지탱하는 필수서비스인 만큼 공공이 책임져야 할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지속 가능한 재원 구조가 중요하다. 울산시가 의료·돌봄 사업을 각각 추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 사업으로 앞으로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할 시비가 전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중장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개별 사업에서는 감당할 수 있는 금액으로 보이더라도 여러 사업의 인건비와 운영비가 동시에 쌓이면 시 재정 전체에서는 또 다른 고정비가 된다. 사업별 예산뿐 아니라 의료·돌봄 분야에서 반복적으로 투입되는 시비를 함께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지방재정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와 지방 간 재정분담 구조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부 지원 확대를 전제로 재정계획을 세우기보다 울산이 먼저 감당해야 할 비용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안정적인 국비 확보와 분담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결국 앞서 함께 살펴본 울산의 미래사업을 둘러싼 비용 논의는 ‘얼마를 들여 시작할 것인가’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사업이 시작된 뒤 ‘매년 얼마를 부담해야 하는가’, 그 부담이 ‘얼마나 지속되는가’까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