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개최되는 울산국제정원박람회의 밑그림이 한층 선명해졌다. 최근 출범한 조직위원회가 어제 새롭게 제시한 박람회의 주제는 ‘넥스트 가든(NEXT GARDEN)’이다. 이는 단순한 꽃과 나무의 전시를 넘어, 기후위기 시대에 발맞춰 생태와 기술, 그리고 문화를 결합한 미래형 정원을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도시에서 생태도시로 거듭난 울산의 정체성과 장점을 십분 살린 시의적절한 방향 설정으로 평가할 만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산업수도 울산의 첨단 기술력을 자연에 접목한다는 점이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을 활용해 식물의 생육을 관리하는 ‘AX 정원 테스트베드’는 박람회장을 미래 정원 기술의 실증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또한, 과거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삼산·여천매립장의 토양과 식생 변화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매립장 리빙랩’은 환경 회복의 살아있는 교과서가 될 수 있다. 이는 공해를 극복하고 태화강의 기적을 이뤄낸 울산만이 세계에 발신할 수 있는 독창적이고 강력한 메시지다.
‘백만의 손, 하나의 정원’이라는 공식 슬로건에서 엿볼 수 있듯, 철저히 ‘시민 참여형’으로 진행된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시민들이 정원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고, ‘울산시민정원사학교’를 통해 양성된 인력이 폐막 후에도 정원을 직접 돌보게 하겠다는 계획은 일회성 행사에 그치기 쉬운 박람회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이다. 조선, 자동차 등 지역 산업 근로자들이 조경가와 협업해 만드는 ‘일하는 손의 정원’ 역시 지역사회의 공감대를 넓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청사진도 실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 박람회장 조성 공사는 당장 내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개막 500일 전부터 생태복원 과정을 대중에게 공개해야 한다. 1,300만 명의 관람객을 유치하고자 하는 대규모 국제 행사인 만큼, 이제부터는 새롭게 정립된 비전과 12개 핵심사업이 흔들림 없이 안착할 수 있도록 조직위와 울산시의 고도화된 실행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번 박람회가 6개월간의 축제를 넘어, 폐막일을 ‘정원도시 울산 창립일’로 선포하겠다는 조직위의 다짐처럼 울산의 다음 100년을 먹여 살릴 귀중한 미래 자산으로 남기를 바란다. ‘넥스트 가든’이 성공적으로 구현되어 울산이 세계적인 생태·정원 신산업의 거점 도시로 비상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