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 지역을 1권역으로 하고 4권역으로 갈수록 우대한다는 지수에서 울산 4개 구가 대전·세종과 같은 2권역으로 분류된 반면, 인구가 늘거나 일부 재정 여건이 울산보다 나은 인근 지역은 3권역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정부, 지방우대지수 4개 권역 구분 확정 추진
2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방우대지수의 근거를 담은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서울과의 거리, 44개 균형발전 지표에 따른 사회·경제적 발전 수준, 인구감소지역 여부 등을 종합해 전국 229개 지역을 4개 권역으로 나누는 내용이다. 1권역은 서울 전 지역 등 58곳, 2권역은 울산 4개 구 등 55곳, 3권역은 울주군 등 55곳, 4권역은 대구 군위군 등 61곳이다.
이 제도는 수도권에서 먼 지역의 불리한 여건을 보완하는 데 있다. 정부가 지난 9월 발표한 국토대전환 추진전략에서도 서울과의 거리는 ‘핵심지표’, 지역 발전 정도는 ‘보완지표’, 인구감소지역은 ‘추가 지원’ 요소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권역표에서 울산 중·남·동·북구는 서울과의 거리가 절반도 안되는 대전 5개 구, 세종과 함께 2권역에 묶였다. 울산에서는 울주군만 3권역에 포함됐다. 울산과 인접한 양산·김해·창원 등은 3권역으로 분류됐다.
거리 뿐만 아니라 울산의 인구 흐름에서부터 우대 필요성을 보여준다. 행안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울산 인구는 2021년 9월 112만3,236명에서 올해 9월 108만6,077명으로 5년 새 3만7,159명(3.31%) 줄었다. 같은 기간 5개 구·군의 인구가 모두 감소했다.
중구는 1만1,403명(5.33%), 동구는 7,214명(4.67%) 줄었다. 남구도 1만335명(3.28%), 북구는 4,431명(2.04%), 울주군은 3,776명(1.70%) 감소했다.
#인구 늘어난 양산은 ‘3권역’
반면 3권역인 양산은 같은 기간 인구가 7,300명(2.06%) 늘었다. 인구 유입이 이어진 지역보다 인구가 줄어든 울산 4개 구의 우대 단계가 낮게 설정된 것이다.
울산의 기초지자체 재정 사정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지방재정365의 일반회계 당초예산 자료를 세입과목 개편 후 기준으로 비교하면 올해 재정자립도는 중구 14.42%, 동구 16.36%, 북구 23.34%, 남구 25.82%, 울주군 30.86%다. 5개 구·군 모두 2022년보다 자체수입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졌다.
이를 토대로 부산 기장군과 대구 달성군 등과 비교하면, 3권역인 기장군의 같은 기간 인구감소율은 0.69%로 울산 4개 구보다 낮았고, 올해 재정자립도는 27.38%로 울산 중·남·동·북구를 모두 웃돌았다.
대구 달성군의 인구감소율은 4.14%로 중구와 동구보다 낮았고, 재정자립도는 22.84%로 중구와 동구보다 높았다.
광역시의 기초지자체 가운데 유일하게 가장 높은 우대 단계인 4권역에 포함된 대구 군위군은 인구감소율이 1.74%로, 2권역인 울산 중구와 동구보다 낮았다. 반면 올해 재정자립도는 8.02%로 중·동구를 밑돌았다.
특히 울산 남구의 경우 정부가 산업·고용위기를 공식 인정한 지역이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6월 석유화학산업의 구조적 위기 등을 이유로 남구를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했다. 고용노동부도 남구의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기간을 내년 1월까지 연장했다.
석유화학산단이 있는 여수는 같은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이면서 이번 지수에서는 3권역에 포함됐다.
#국비·기업 투자지원 격차 우려
이번 분류는 단순 명칭 차이에 그치지 않는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은 지방우대 적용 사업을 올해 7개에서 61개로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원금 증액과 지방의 자부담 인하, 사업 물량 확대, 국비 지원율 상향 등에 활용된다.
내년 7월 시행을 추진하는 아이맞이 출산지원금은 첫째 기준 기본지역 1,000만원, 우대지역 1,500만원으로 설계됐다. 아동기본수당도 기본 월 20만원에 우대지역은 10만원을 더하는 방안이다.
기업 유치를 위한 성장엔진특별보조금은 일정 규모 이상 지방투자에 설비투자액의 최대 50%를 지원하고, 지방정부 투자보조금의 2~5배를 국비로 지원하도록 했다. 국비 지원 배율에는 지방우대지수와 투자유치 노력, 행정통합 우대 등을 고려한다. 연구개발과 투자 세액공제에도 지역별 우대계수를 적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각 사업의 우대지역과 지원 수준은 별도 규정과 사업 설계에 따라 정해지지만, 이번 권역 구분이 향후 주민과 기업, 지방정부가 받는 지원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최종 확정에 앞서 울산의 분류 근거를 검증해야 하는 이유다.
울산지역 관련단체 관계자는 “산업수도로 성장가도를 달리던 과거와 지금의 울산은 사정이 다르다. 시와 구·군은 행정예고 기간 지수 산정 자료를 확보해 지역의 인구·산업·재정 여건이 제대로 반영됐는지 살펴야 한다”며 “수도권에서 먼 지역을 더 지원한다는 정책 취지가 울산에도 실질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산정 근거 공개와 권역 재검토를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