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한 학부 공지사항에 게시된 시험 부정행위 관련 안내문.
울산대학교 한 학부 공지사항에 게시된 시험 부정행위 관련 안내문.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안경 등 첨단기기를 활용한 시험 부정행위가 잇따르면서 울산 대학가에서도 교수들의 시험 감독 부담이 커지고 있다. 휴대전화를 수거하고 전자기기 착용 여부를 살피는 등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부정행위 수법이 갈수록 진화하면서 이를 일일이 확인하고 적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1일 울산대학교 외부 커뮤니티에는 시험 중 AI를 사용하다 교수의 말을 인식한 음성이 흘러나와 들켰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확인 결과 해당 상황은 시험지가 배부되기 전에 발생해 부정행위로 처리되지는 않았다. 담당 교수는 시험 시작 전인 만큼 별도로 문제 삼지 않았으며, 학생들은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고 시험을 치른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 교수는 “시험지가 배부된 뒤였다면 당연히 조치를 취했겠지만, 당시에는 시험 시작 전이었고 오작동일 가능성도 있어 문제 삼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일은 부정행위로 이어지지 않은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지만, 대학가에서는 시험 중 AI 부정 사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울산대에서는 지난해 한 교양 과목의 비대면 온라인 시험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부정행위 의혹이 제기돼 해당 시험이 무효 처리됐다. 이후 울산대는 모든 시험을 대면 방식으로 치르도록 조치했다.

또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시험 부정행위가 확인되면 관련 규정인 ‘학생상벌에 관한 세칙’에 따라 해당 교과목을 F학점 처리하고, 적발 시점 이후 해당 시험 기간에 남은 시험도 0점 처리하는 등 제재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시험 방식을 바꾸고 제재 규정을 마련하더라도 새로운 유형의 부정행위를 모두 막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교수는 “시험 때마다 휴대전화를 수거하거나 발표·논술형 평가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쓰고 있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전자기기를 이용한 부정행위까지 모두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며 “시험지 배부부터 감독, AI 부정행위 적발까지 혼자 감당하기는 어렵다. 대학 차원의 대응 방안이 더 마련돼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일반 안경과 외형이 비슷한 스마트글라스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대학 입시 현장에서 잇따라 적발됐다. 지난 3일 서울시립대와 10일 연세대 논술시험에서 스마트안경을 착용한 수험생이 적발됐다.

이에 교육부는 2027학년도 수능을 앞두고 스마트안경 부정행위 대응 지침을 마련했다. 시험 시작 전 착용이 의심되면 감독관이 안경을 벗어 확인하도록 하고, 시험 중 의심 사례는 시험 종료 후 확인하도록 했다.

그러나 일반 안경과 스마트안경을 외관만으로 구별하기 어렵고, 확인 과정에서 수험생과 마찰이 생길 수 있어 감독교사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부정행위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민원이나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도 우려된다.

앞서 울산교사노동조합은 AI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 대응과 관련해 “실행 가능한 표준 절차와 전문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지침을 준수한 감독 교사에게 부당하게 책임을 전가하지 않도록 법률 지원도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울산의 한 교사는 “부정행위 예방을 위한 규정과 감독 절차를 정비하고, 의심 사례가 발생했을 때 관리자 개인에게 대응 책임이 집중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기준과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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