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주요 도시들은 저마다 다른 기술과 인프라 조합으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40년간 유도버스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용해온 아델레이드의 경험은 호주 3대 도시 대중교통 모델 비교의 또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앞바퀴 소형 가이드 휠이 콘크리트 수평궤도 짚고 달리는 ‘오반’
앞바퀴 측면의 소형 유도바퀴가 전용 콘크리트 트랙 따라 흐르는 이 시스템은 연간 970만건 이상 일평균 3만건의 이용 실적을 올리며 출근 시간대 도심 진입 배차 간격을 확연히 줄였다.
오반(O-Bahn, 독일어 Omnibus와 Bahn의 합성어)은 다소 낯선 개념이다. 쉽게 말해 평소에는 일반 시내버스처럼 동네 골목길을 다니다가 전용 콘크리트 트랙에 들어서면 철도처럼 스스로 궤도를 타고 시속 80km로 질주하는 지능형 버스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의 핵심 비밀은 버스 앞바퀴 바로 측면에 수평으로 부착된 작은 고무 롤러 형태의 유도바퀴에 있다. 버스가 전용 경로로 진입하면 지면에 깔린 L자형 콘크리트 구조물의 양쪽 벽면 턱을 이 소형 유도바퀴가 정밀하게 짚고 구르며 차량을 기계적으로 자동 고정한다.
연간 970만명 수송…“저비용 콘크리트 트랙으로 40년 운영 성과”
차량 가격이 천문학적인 전용 철도 차량과 달리 일반 버스에 저렴한 유도 바퀴 부품 하나만 추가하면 완성되는 극강의 실용적 기술이다.
아델레이드 관계자는 본지 취재진에 “40년 운용 결과 콘크리트 유도 트랙은 철로나 일반 아스팔트에 비해 유지보수비가 현저히 적게든다”라며 “골목에서 승객을 태운 뒤 환승없이 80㎞ 전용 트랙으로 직통 주행하고 비상시 일반도로로 즉시 우회할 수 있는 듀얼모드의 유연성이 핵심 성공 비결”이라고 밝혔다.
아델레이드는 원래 수천억원을 들여 쇠바퀴 철길을 새로 깔려다가 예산 폭증과 소음 민원에 부딪혀 철로 건설을 전면 백지화했다. 대안으로 좁은 공간에 얇은 콘크리트 유도 차로만 신설하는 ‘오반’을 선택하면서 토지 수용비와 건설비를 극적으로 아꼈고 일반 도로까지 드나드는 장점을 갖춘 것이다.
철로 궤도 ‘시드니’ vs 무궤도 전기 트램 ‘브리즈번’ vs 유도 버스웨이 ‘아델레이드’
사업비와 건설단가 측면에서는 브리즈번과 아델레이드가 가성비 혁신을 이뤘다.
시드니는 도심 전체를 파헤치는 철로 굴착으로 ㎞당 단가가 무려 2,25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브리즈번은 전용 버스웨이를 100% 재활용하면서 km당 시드니의 3분의 1 수준인 630억원 가성비를 증명했다. 아델레이드도 좁은 전용 차로를 구축해 초기 건설비와 40년 장기 정비 비용을 극적으로 줄였다.
도심마비 측면에서도 브리즈번과 아델레이드 시스템은 기존 도로를 활용한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시드니는 도로가 차단되면서 주변 소상공인들이 파산 위기에 내몰렸고, 5,000억원대 집단 소송전으로 번지기도 했다.
반면 무궤도 트램을 선택한 브리즈번과 아델레이드 시스템은 도심을 기존 버스차로나 가변 차로, 좁은 유도 궤도를 활용함으로서 공사기간 상권 피해와 시민 불편을 최소화했다.
운영적인 측면에서도 브리즈번, 아델레이드는 효율성을 보였다.
브리즈번 메트로와 아델레이드 오반 버스는 전용선에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즉시 일반 도로로 우회할 수 있어 대중교통 운행 중단이라는 사태를 막아내고 있다. 또 도심 외곽 주거지까지 철도 신설 없이도 노선을 손쉽게 확장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췄다.
선로 이탈, 탈선, 차량고장이 발생 할 경우 노선 마비를 걱정해야 하는 시드니와는 상황이 완전히 다른 셈이다.
| 아델레이드(O-Bahn) |
| 콘크리트 유도차로+굴절버스 |
| 전용가이드휠과 일반도로 듀얼 모드 |
| 극저비용(40년 장기 내구성 검증) |
| 최소 |
| 완벽 |
| 공간 최소와와 유연성 |
거대한 토목 인프라 고정관념 탈피…부지 점유 최소화·재정 분담 필요 조언
철로 궤도 매설이라는 낡은 기술적 고정관념을 과감히 던질 수 있다면 브리즈번이 도입한 무궤도 전기 트램이나 유도 전용차로를 설치한 아델레이드처럼 예산 절감과 도로 마비 방지를 위한 가장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브리즈번과 아델레이드가 입증했듯 100% 전기동력과 완전 저용차로, 계단 없는 평면 승하차 시스템이 결합된다면 철길이 없더라도 철도 수준의 정시성과 대량 수송력을 완성할 수 있다고 도시들은 설명하고 있다.
3대 도시 모두 ‘대중교통 이용률 극대화’를 위한 선택은 요금제에 있었다는 점도 고려해볼만한 상황이다. 대중교통 이용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 수 있었던 것은 정부 차원의 요금 보전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아델레이드 오반 시스템 관계자는 “아델레이드의 오반 운영 40년 경험이 울산시에 주는 가장 핵심적인 시사점은 도시철도가 목표로하는 수송 효율과 정시성을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 철로궤도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라며 “유도버스 시스템이 가진 최대 강점은 좁은 수송회랑만으로도 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도로 확장이나 전통 트램 철로 건설에 비해 부지 점유 면적과 토지 수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며 도시 경관과 생활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가장 실용적인 해답이 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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