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남구가 청소년의 간접흡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옥동일대 ‘학원가’를 이달 말부터 자율금연구역으로 관리한다. 상가가 밀집해 있는 지역 특성상 전면 ‘금연구역’지정이 어려운 만큼 자율적인 금연 실천분위기를 조성해 보자는 의미다.
# 학원가 건물 대부분 ‘금연’ 지정
10일 취재진이 찾은 학원 밀집지역인 남구 옥동 법대로 95번길과 문수로 327번길. 이 일대는 학원과 식당, 카페, 사무실 등이 한 건물에 빼곡이 들어서 있다. 대부분의 건물이 ‘금연건물’로 지정되어 있지만, 건물 주변 도로에는 학원이 들어선 건물 저층의 식당 등에서 점심을 먹고 나온 시민들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학원과 유치원이 모여있는 곳 인근 공원에서도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시민들이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바닥에 버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같은 상황이 일상이 됐는지 한 건물 앞엔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흡연을 삼가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었다.
울산소정숲유치원 원장 이덕남(64)씨는 "이 일대 학원, 유치원 등 건물은 금연구역으로 지정됐지만, 길거리까지는 아니다 보니 인근 공원과 식당 주차장에서의 담배연기가 매일 유치원 담을 넘어 들어온다"며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하고 싶지만 싸움으로 번질까봐 무섭다"고 말했다.
울산 강남교육청에 따르면 남구 문수로 일대에는 350곳의 학원과 교습소가 있다. 유동인구 대부분이 학생인 만큼 이 일대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해달라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꾸준히 있었다. 그러나 금연구역 지정 시 식당 등 상가 주민들의 반발로 주민 간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고, 단속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됐다.
결국 남구의회가 '울산광역시 남구 금연환경조성 및 간접흡연 피해방지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통해 금연분위기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 조례안을 발의한 이지현 남구의원은 "금연구역으로 지정되면 단속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과정에서 행정력이 소모되고 단속의 실효성도 크지 않다"며 "단속보다는 시민 스스로가 학생들이 많은 곳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도록 인식을 개선하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율금연구역은 법령이나 조례에서 지정한 금연구역과는 달리 자율금연구역 내에서 흡연하더라도 과태료가 부과되지는 않는다.
# 30일부터 ‘자율금역구역’ 지정
이미 부산, 통영 등 다른 지자체들도 자율금연구역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부산에서 음식점 출입문 주변 흡연으로 인한 간접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자율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식당 60여곳을 운영하고 있고, 통영시도 죽림해안로 산책길 약 1.7㎞ 구간(통영체육청소년센터~죽림소공원)을 시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의 간접흡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민자율 금연거리'로 선포해 운영하고 있다.
남구는 오는 30일 자율금연구역으로 지정되는 법대로 95번길과 문수로 327번길 일부에서 자율적인 금연 실천분위기를 조성하고 금연환경을 유도하기 위해 안내판을 설치하고, 남구보건소는 5월 31일 세계금연구역을 맞아 금연지원센터와 함께 금연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아이의 학원 등원을 도와주던 홍(38)모씨는 자율금연구역 지정에 대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시민들에게 어느 정도 경각심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아이들이 담배연기로부터 자유로워지길 기대해보겠다"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