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형사재판 진행 절차.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형사재판 진행 절차. 연합뉴스

 

헌정 사상 세번째로 현직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윤 대통령의 운명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14일 오후 7시24분 윤 대통령의 권한 행사가 정지됐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을 맡아 국정을 운영하게 됐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탄핵안이 통과된 직후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해 전 부처와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긴급지시를 하달했다. 한 권한대행은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결됐지만 이로 인해 국민들께서 불안해하시거나 사회질서가 어지럽혀지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기업과 국민이 어떤 경우에도 경제 활동과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는 일이 없도록 모든 공직자들이 맡은 바 소임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첫 일정으로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대통령 탄핵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검찰의 수사도 빨라졌다.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윤 대통령에게 15일 출석하라고 통보했지만, 윤 대통령은 응하지 않았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이날 "지난 11일 윤 대통령에 대해 15일 오전 10시 출석을 통보했지만 출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차 소환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회의 탄핵소추안을 넘겨받은 헌재는 16일 오전 10시 재판관 회의를 소집하고 사건 번호 '2024헌나8'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심판 사건처리 일정을 논의할 방침이다. 15일 6명의 헌법재판관은 회의에 앞서 자택 등에서 사건을 검토하며 각자 의견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는 윤 대통령에게 탄핵심판청구서 등본을 송달하고 사건이 접수됐다고 통지하며 답변서 제출을 요청할 계획이다.

청구서를 송달받은 피청구인은 답변서에는 심판 청구의 취지와 이유에 대응하는 답변을 기재할 수 있다. 다만 헌법재판에서는 민사소송과 달리 답변서 제출이 의무 사항은 아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과 함께 형사 재판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는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헌법재판소법 51조는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 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 재판부는 심판 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형사소송이란 수사가 아닌 정식 재판을 의미한다. 피고인으로서 받는 혐의와 대통령으로서 받는 탄핵소추 사유가 동일하다고 인정되면 탄핵심판 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심판 절차를 정지하더라도 피소추자의 직무 정지 상태가 풀리지는 않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조항을 근거로 윤 대통령이 내란죄 등 혐의로 기소된다면 탄핵 심판이 정지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형사소송 판결이 난 이후 탄핵심판이 재개됨으로써 윤 대통령의 직무정지 상태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조항은 '헌재가 정지할 수 있다'고 돼 있어 반드시 탄핵심판 절차를 멈춰야 하는 의무 규정(강행 규정)이 아니다. 사안의 중대성과 시급성 등을 고려해 심판 절차를 정지할 필요가 있는지 헌재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게 된다.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으로 기소된 손준성 검사장이 항소심 판결 선고 전까지 자신의 탄핵 심판을 멈춰달라고 요청했고 지난 4월 헌재가 그에 대한 탄핵심판 정지 결정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손 검사장의 사례를 윤 대통령 사건에 대입하는 건 무리라는 견해가 상당수 제기된다.

헌재는 통상적으로 다른 사건에 비해 탄핵심판을 특히 서둘러 결론 내려왔는데, 대부분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국정 공백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부터 헌재 탄핵심판 결정 선고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은 6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91일이 걸렸다.

특히 대통령은 궐위가 길어질수록 정치적 안정과 외교·경제적 신인도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만큼 국가 전반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행정 부처인 법무부의 외청 검찰에 속한 차관급 대우를 받는 공무원인 검사장의 직무 정지와는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윤 대통령의 기소 시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헌재가 탄핵 사건을 충분히 심리한 상태에서 기소가 이뤄진다면, 형사소송이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헌재가 절차를 중단하고 형사소송 결과를 기다릴 필요성이 적다.

다만 피소추자가 아닌 다른 사람의 형사소송이라도 공범으로서 같은 혐의가 다퉈지는 것이라면 그것을 이유로 헌재법 51조의 심판 정지를 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내란 혐의로 가장 먼저 기소가 예상되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재판을 근거로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절차를 중단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앞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에도 공범들의 형사재판이 진행 중임을 들어 유사한 주장이 제기됐음에도 헌재는 심판 절차를 정지하지 않았다.

한편 여야는 현재 공석인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를 올해 안에 마무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달 24일 이전에 청문회를 마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여야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정계선(55·사법연수원 27기) 서울서부지방법원장과 마은혁(61·29기)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 국민의힘이 추천한 조한창(59·18기) 변호사다.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되면 국회 절차는 마무리되고, 이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들을 임명하는 절차를 밟는다.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연내에 '9인 체제'가 완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백주희 기자 qorwngml0131@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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