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진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줄어든 게 가장 위험하다고 봅니다."
16일 울산 중구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서 만난 박병철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지진방재센터장이 지진 발생에 대한 인식과 대처에 우려를 표했다.
최근 일본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6.9의 지진이 발생하며 많은 전문가들이 100년 주기로 돌아오는 난카이 해곡 대지진의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30년 안에 규모 8~9의 거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80%로 예측한다.
박 센터장은 "지진은 언제 일어날지 과학적으로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지진은 지구가 만들어진 이래 계속 있었고,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계속 있을 것이다. 태풍은 예보가 가능하지만 지진은 그게 안 된다. 평소에 모니터링해서 대비하고 지진이 났을 때 신속하게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난카이 해곡과 울산까지 거리는 약 500㎞. 일본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지진파 주기가 길기 때문에 울산의 고층 건물이 많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박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는 "실내에 큰 피해가 없으면 대피하기 보다는 가만히 있으면 된다. 고층 건물에 있을 때 오히려 노약자들이 억지로 계단을 내려오다가 다른 피해를 입기도 한다. 일본 같은 경우 행동요령을 보면 고층 건물에서는 피해가 없으면 그냥 있으라고 안내한다"고 설명했다. 지진해일 피해에 대해서는 "일본 서쪽 해역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규모도 크고 수심도 깊기 때문에 우리나라 동해안 지역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우리나라까지 도달하려면 1시간 30분이 걸리는데, 이때 아마 시민들에게 재난문자, 사이렌 등으로 안내가 갈 것이다. 해안가에 있는 사람들은 높은 곳으로 대피하면 된다"고 전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울산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4.0 이상 지진은 총 10건이다. 특히 2016년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과 2017년 포항 북구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은 건물이 무너지는 등 1,652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된 큰 지진이었다.
정부는 이 지진을 계기로 지난 2023년부터 '민간 시설 내진 보강 지원사업'을 펼쳤다. 하지만 국비 10%, 지방비 10%, 민간 자부담이 80%로 신청자가 많은 돈을 부담해야 해 전국적으로 수요가 없었다. 울산에서는 신청자가 아예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발간한 '2023 전국 건축물 현황'에 따르면 울산지역의 35년 이상 노후 건축물은 총 3만6,055동, 47.4%로 나타났다. 30년 이상 주거용 노후 건축물은 2023년 기준 △중구 35.6% △남구 30.5% △동구 35.3% △북구 13.1% △울주군 19.8%다.
박 센터장은 "정부에서 건물 보강까지 예산이 너무 많이 드니까 일본도 못하고 있는데, 일단 내진 성능 평가 등의 정책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진 보강 사업은 일본도 못하고 있다. 시민들이 부담하기에는 큰돈이고, 세금을 들여서 개인 재산을 지원해 줄 수도 없다"고 전했다.
심현욱 기자 betterment00@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