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남구 야음동의 한 아파트 입구 겸 주차장 부지를 두고 입주민과 토지소유주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20년 넘게 아파트 입주민들이 출입로와 주차장으로 사용해 온 부지에 대해 최근 토지 소유주가 도시계획시설 실효로 재산권 행사를 예고하며 조립식 건물을 설치하겠다고 통보하자, 입주민들은 사실상 정문이 차단될 위기에 놓였다며 반발하고 있다.
7일 찾은 울산 남구 야음동 A아파트 앞 주차장에는 지면에 파란색 선으로 조립식 건물 설치 예정 구역이 표시돼 있었으며, 한쪽에는 노란색 글씨로 '주차금지' 문구도 쓰여 있었다.
이 아파트는 지난 2003년부터 14세대가 20년 넘게 거주 중인 아파트로, 뒤편으로 12대 가량 주차가 가능한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부지 소유주인 B씨는 당시 일대가 도시계획도로로 지정돼 아파트 앞 대지를 '도로'로 변경했고, 주민들이 아파트의 정문 진입로 및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아파트 분양자이기도 하다. 해당 도로면적은 약 144.8㎡ 규모로, 길이 27m, 폭 5m 가량에 달한다.
아파트 앞 도로인 신선로는 과거 울산해양경찰서에서 KT남울산지사 교차로까지 이어지도록 신선산에 터널을 관통하는 등 도시계획시설로 1997년에 지정됐으나, 장기간 미집행되다 2020년 7월 실효됐다.

현재 울산해양경찰서와 KT남울산지사 교차로를 잇는 전체 도로 구간 중 아직 연결되지 않은 구간은 약 550m이며, 이번에 문제가 된 아파트 앞 도로도 여기에 포함된다.
부지 소유주인 B씨는 올해 4월 해당 부지에 조립식 건물을 세우고 이를 임대하겠다는 계획을 아파트 측에 통보했다.
주민들은 주출입구가 막힐 뿐 아니라 재산권이 침해되는 중대한 문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아파트 측은 해당 도로를 매입하는 방향도 논의했지만, 수억원에 달하는 매입 비용을 일부 주민들이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아파트 관계자는 "도시계획시설 결정이 실효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왔다"며 "해당 부지에 건물이 들어선 뒤 일부 출입로가 확보된다 하더라도, 개인 사유지를 통과해야 한다는 불편함과 접근성 저하로 인해 아파트 가격 하락 등 재산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출입로 주변 환경이 불안정해지면서 생활환경 악화, 조망권 침해 등도 발생할 수 있다"라며 "이는 분양자의 꼼수에 가까운 행위로, 건축 인허가를 담당한 남구청과 일방적으로 도시계획시설 실효 고시를 한 울산시에도 책임이 있다"라고 비판했다.
또 "해당 부지는 처음부터 '도로'로 지목돼 있었던 만큼 울산시가 직접 매입해 공공도로로 조성하거나, 인근 주민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최근 소유주 측이 해당 부지에 조립식 건물 설치를 예고하며 경계선을 표시하고 주차금지 문구까지 적어 더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입주민 총 14세대의 서명을 받은 민원서를 울산시에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울산시는 주민들이 낸 건의서에 대해 "도시계획시설 재결정 등이 우선돼야해 현시점에서는 어렵다"라며 "향후 야음동 일원 재개발·재건축 등 주변 여건 변화에 따른 교통량 증가 등이 발생하면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라고 답했다.
남구는 토지 소유주 B씨가 해당 부지에 건축하는 행위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과거 아파트 건축허가에 문제가 없었고, 지금도 법적으로 도로 위 건축행위에 제약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B씨는 "아파트를 분양할 시기 추후 도로가 난다고 해 보상을 기다리며 수십년을 주민들이 사용하도록 내줬지만 결국 도로 계획이 무산돼 땅을 놀릴 수는 없게 됐다"라며 "입주민들과 협의를 시도했지만 일부 주민 반대에 무산됐다"라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