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변 공공주택지구 문화재 발굴 현장 전경. 울산매일 포토뱅크
울산 태화강변 공공주택지구 문화재 발굴 현장 전경. 울산매일 포토뱅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울산 울주군 굴화리에 추진 중인 태화강변 공공주택지구 준공이 또다시 연기됐다. 4년 전 사업 부지에서 대규모 청동기시대 유구·유물이 발견되면서 착공이 늦어진 탓인데, 이미 같은 사유로 한차례 사업 기간을 연기한 바 있어 공공주택 입주 전까지 기반시설 조성을 완료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온다.

23일 LH 부산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LH는 지난달 30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울산태화강변 공공주택지구 지구계획 변경(2차)승인'을 받고, 2025년 9월 30일이었던 사업 준공예정일을 2026년 12월 31일로 변경했다. LH가 이 사업 준공예정일을 연장한 것은 지난 2023년 7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LH는 첫 연장 사유와 동일하게 지난 2021년 발견된 대규모 청동기시대 유적군의 조사로 인해 공사 착수가 늦어진 점을 원인이라 설명했다.

당시 사업부지 13만8,634㎡ 전반에 대한 매장문화재 시굴·표본조사 과정에서 청동기시대 유구·유물 896점이 발견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세부적으로는 △금류속(철정, 철도자, 청동숟가락 등) 8점 △옥석유리(일단병식석검, 이단병식석검, 석창, 석부, 석촉, 석구 등) 228점 △토도(즐문토기, 돌대문토기, 인화문토기 등) 660점이 출토됐다.

'매장유산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도로공사 도중 유물이 출토되면 공사를 중단하고 국가유산청 등 관련 기관에 발견신고를 하도록 명시돼 있다.

정밀발굴 조사로 전환해 3차례에 걸쳐 조사가 이뤄졌고, 2021년 8월 시작된 정밀조사는 2023년 8월까지 2년간 이어졌다. 이에 LH는 당초 2023년 6월 30일로 잡았던 준공예정일을 2025년 9월 30일로 변경했다. 이후 행정절차를 걸쳐 지난해 6월이 되서야 첫 삽을 뜨게 됐다.

이밖에도 최근 사업지구 경계부가 태화강 국가하천 구역과 중복 지정된 것으로 확인돼, 해당 구간 공사를 위해 울산시 등 관계기관 협의가 계속 이뤄지고 있는 점도 지연 사유로 꼽았다.

이렇게 되자 일각에서는 사업 기간이 같은 사유로 또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미 지구 내 공공주택 분양이 시작됐는데, 주택지구 준공이 또 늦춰진다면 자칫 입주를 하고도 도로 등 기반시설을 이용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단 우려가 크다. 현재 울산태화강변 지구에서는 A-2 블록 공공분양주택 277세대에 대한 입주자를 지난달부터 받았다.

비슷한 사례로 울산 다운2지구 공공주택지구에서는 8만2,100㎡ 부지 일원에에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분묘와 생산 등 1,246기의 생활유구와 860점의 유물이 발견되면서 지구계획 변경이 8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이로 인해 이달부터 신혼희망타운(1,252세대)이 입주를 시작함에도 도로와 상가 등 기반시설이 여태 갖춰지지 않아 입주예정자들의 불만이 큰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공공주택의 공사 기한이 지연되는 사례가 많은 점도 우려를 더하는 지점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실이 LH를 통해 받은 '전국 LH 아파트 공사 지연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2025년 9월 5일까지 준공된 전국의 LH 아파트 건설공사 총 395개 현장 중, 공사 기한이 지연된 곳이 301곳(76.2%)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비수도권 건설 현장 203곳 중 158곳(77.8%)가 지연됐는데, 제주(100%)에 이어 부산·울산(93.3%)이 지연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연 사유로는 문화재 발굴 조사, 시멘트·레미콘 대란으로 인한 원자재 수급 문제, 파업 등 노동쟁의 등이 꼽혔다.

LH 관계자는 "공공주택 입주예정 시기는 2027년이기 때문에 2026년까지 기반시설 조성을 완료할 계획으로, 입주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병집 기자 sini20000kr@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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