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울산기상대 관측요원과 울산기상대 주무관이 방재기상실에서 울산지역의 실시간 기상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이수화 기자
지난 23일 울산기상대 관측요원과 울산기상대 주무관이 방재기상실에서 울산지역의 실시간 기상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이수화 기자

울산기상대가 지역 날씨를 책임진다고 생각하지만, 그 역할은 다소 제한적이다. 울산기상대에서는 '관측 업무'만 진행되고 있는데, 실제 기상 예·특보 발표 등은 모두 부산지방기상청에서 이뤄진다. 이 차이는 '현장 관측소'와 '재난 대응 사령탑'으로 비교할 수 있을만큼 기능적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지역에서 발생하는 자연·사회재난 상황 등을 관측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상지청이 가질 수 있는 예·특보 생산 권한은 필수인 셈이다. 기상지청 승격은 단순한 기관의 '격상'이 아닌, 울산이라는 도시의 특수성을 반영한 '재난 대응 두뇌'를 만드는 과정으로, 시민의 생명과 우리나라 산업수도의 경제를 지키기 위한 가장 확실하고 시급한 투자다.

'기상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에 따르면 기상청 소속기관으로 '기상대', '기상지청', '지방기상청'이 있다.

기상대는 가장 작은 단위의 구성조직으로 기상관측, 방재기상업무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울산기상대의 경우 지난 1931년 울산관측소로 시작돼 1992년 부산지방기상청 울산기상대로 개칭한 뒤, 현재는 중구 약사동에 준공된 청사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기상대장, 예보관 등 공무원 5명과, 공무직 공무원 5명 등 총 10명이 근무 중이다.

울산지역 내 9개소에 설치된 기상장비를 통한 24시간 기상 관측이 이뤄지며 이렇게 수집된 자료는 서버 입력을 거쳐 상급 기관인 부산지방기상청으로 전달된다.

기상대보다 한 단계 상급 규모인 기상지청부터는 2개 관측예보과, 기후서비스과를 갖춘다. 인력도 40여명으로 대폭 늘어난다. 관할지역 예·특보 생산·통보와 방재기상 업무가 이뤄지며, 기후정보 생산·보급 및 기상지식의 보급과 관할지역 기상서비스 개발·개선 업무도 함께 진행된다. 기상지청으로 승격 시 기상 예·특보 기능을 가져 기상기능의 품질이 달라진다.

무엇보다 '독자적인 예보·특보 발표 권한'은 극단적인 기후 상황과 각종 복합재난 위험이 상존한 울산에 꼭 필요한 권한이다.

현재 울산기상대는 기온, 강수량 등을 관측해 부산지방기상청으로 데이터를 보낼 뿐, 호우주의보나 강풍경보 같은 중요한 특보를 직접 발령할 수 없다. 모든 결정은 부산에서 내려지고, 울산은 이를 전달받는 데 그친다. 이 과정에서 귀중한 '골든타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만약 울산기상지청으로 승격되면, 울산 지역의 데이터를 직접 분석한 전문 예보관이 현장에서 즉시 판단하여 특보를 발령할 수 있다. 태풍이나 집중호우 시 재난 대응 시간을 최소 10분에서 30분까지 단축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기상지청은 단순한 날씨 예보를 넘어 지역 맞춤형 기상 서비스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석유화학단지의 유해 물질 확산 경로 예측, 현대자동차 수출 선적 항만의 파고 정보, 조선소의 돌풍 정보 등 울산의 핵심 산업에 특화된 '산업 기상 예보'도 가능해질 수 있다.

울산연구원 윤영배 박사는 "울산은 대규모 산단이 밀집해 있고, 도시와 산단이 복합적으로 상호 연계돼 있을뿐 아니라 하천과 해안도 존재하기 때문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지하고 초단기 예측을 통해 위험정보를 시민에게 전달하는 체계가 아주 중요하다"며 "울산기상지청으로 승격 시 기후변화·영향예보·데이터 분석이나 교육 등의 분야에서 지역 연구기관, 대학 등과 협업할 수 있고, 연구도 함께 수행할 수 있다. 지역 맞춤형 예·경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고 울산시 상황실과도 직접 연계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상청 지방조직에는 지방기상청 7곳(수도권, 부산, 광주, 강원, 대전, 대구, 제주)과 기상지청 2곳(전주, 청주), 기상대 7곳(울산, 인천, 창원, 목포, 춘천, 홍성, 안동)이 있다.

울산은 7대 특별·광역시 중 인천과 함께 지방기상청 없이 기상대만 운영되고 있다.

심현욱 기자 betterment00@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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