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각화 연구자인 송화섭 전 중앙대학교 교수가 침체한 한국 암각화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역대학의 암각화 연구 기초과정 개설, 인접 학문과 공동연구, 국공립 한국암각화연구센터 건립, 환태평양권 암각화 디지털 로드 조성 등을 제안했다.
송화섭 교수는 오는 28일 열리는 한국암각화학회의 2025년 추계학술대회에서 '한반도 암각화 연구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송 교수는 발표문에서 '반구천의 암각화'가 최근 세계유산의 등재에도 불구, 최근 한국 암각화 연구는 확장력을 상실하면서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국내 학계에서 한국 암각화 연구의 후속세대가 부재한 상태이며, 연구의 정체성과 연구 방향이 애매모호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먼저 암각화 연구의 기초과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울산만 해역의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명문과암각화, 영일만 해역의 칠포리 암각화 군의 검파형 암각화 군도가 해상 이동을 통해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이들 암각화 연구는 환동해권에서 바라보고 접근할 필요성이 있으며, 더 나아가 환태평양권에서 두 해역의 암각화를 집중 조명하고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그는 암각화 연구 기초과정을 밟는 전공과 학과를 개설해 연구자를 배출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방안으로 울산대학교와 포항공과대학 등 지역대학 대학원에 암각화 연구 전문과정을 설치하는 것을 제안했는데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만큼 한국 암각화도 논리적 과학적인 연구방법론이 도입돼 암각화의 실상과 본질을 규명하는 연구가 이뤄져야 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또 암각화 연구는 복합적인 학문 영역이라는 점에서 종교학·고고학·신화학·문양학·지질학·인류학 등 인접 학문과 공동연구과제로 설정하고 공동연구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암각화는 선사미술의 영역처럼 보이지만, 암각화가 선사인들의 정신세계를 상징하는 표상이란 점에서 매우 복합적"이라며 "암각화 문양의 의미와 상징을 명쾌하게 분석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암각화 관련 학제 간에 연대 및 공동연구 과제로 설정하고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융복합적으로 연구해야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한국 암각화 연구 학계가 반구대암각화, 천전리명문과암각화, 검파형암각화의 본질과 그 의미, 상징성을 분석, 파악하지 못했던 것도 인접 학문과 공동연구를 수행하지 못하고, 암각화 조사와 답사하는 작업 그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송 교수의 주장이다.
송 교수는 이 외에도 한국 암각화가 울산, 포항 등 한반도 동남해안에 집중 분포하고 있는 만큼 한국 암각화의 연구와 선양을 위해 경상북도, 울산광역시, 포항시가 적극적 나서 국공립 한국암각화연구센터를 유치, 건립하는 데 적극 노력할 것을 제안했다.

또 울산에서 포항까지 바닷길 따라 암각화를 현장에서 감상하고 목격할 수 있는 환태평양권 디지털 록아트 로드(rock-art road)를 조성해 관광 자원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국암각화학회의 2025년 추계학술대회는 '유라시아 암각문화의 세계'를 주제로 28일 오후 2시 한국학중앙연구원 문형관 220호 소회의실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송화섭 교수의 주제 발표 외에도 '사르미슈 협곡 사람 표현의 접점'(한국선사미술연구소 이하우), '몽골 암각화 연구의 현황과 전망'(몽골국립대학교 바트 에르덴 수흐바타르), '사르미슈사이 암각화의 문화사적 지형도'(한국학중앙연구원 유현주), '튀르키예 바위그림 연구 현황과 과제'(튀르키예 이스탄불대학교 카르베야즈 데멧), '레반트지역 암각화 유적의 분포와 특징'(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 이헌재)이 발표된다. 울산암각화박물관 최현숙 관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