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이 염원하던 신규 원전 2기 유치가 결국 무산됐다. 울주군은 82.63점을 기록하며 91.01점을 받은 영덕군에 밀려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유치 신청을 위해 직접 3만3,000여명의 주민 서명지를 전달하며 강력한 의지를 보였던 울주군으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결과다.
이번 평가 결과에서 주목해야 할 지점은 영덕군과의 점수 차이가 발생한 결정적 요인이 ‘주민 수용성’과 ‘부지 적정성’이었다는 점이다. 울주군은 새울 원전 1~4호기의 기존 인프라와 송전망을 공유할 수 있다는 ‘최적지론’을 내세웠고, 3조 9,000억 원에 달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강조했다. 하지만 평가위원회는 입지 조건 못지않게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동의와 사회적 합의 수준을 엄중하게 봤다.
실제로 울주군의 유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군과 의회는 주민들의 서명을 근거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이라고 판단했으나, 지역 시민단체들은 ‘세계 최대 원전 밀집 지역’이라는 점과 ‘활성단층’에 따른 안전 문제를 제기하며 거세게 반발해 왔다. 특히 석유화학단지 등 국가 기간 시설이 밀집한 울산의 특성상 사고 발생 시 110만 시민의 생존권이 직결된다는 반대 측의 주장은 주민 수용성 평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순걸 울주군수는 이번 결과에 대해 송구함을 표하며, 향후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발표 내용에 따라 재도전을 포함한 대응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울주군의회 역시 이번 무산이 좌절이 아닌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돼야 한다며 지역 발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실패 이후’가 더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것에 있지 않다.
울주군은 이번 탈락을 지역 내 갈등을 봉합하고 진정한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찬성 측이 기대하는 경제적 부활만큼이나, 반대 측이 우려하는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투명한 검증과 구체적인 대책으로 어루만지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시민 전체의 합의가 결여된 유치 강행은 지역 사회를 찬반으로 쪼개놓는 소모전만 되풀이할 뿐이다. 정부와 한수원 또한 울주군의 우수한 입지 여건과 지역 사회의 의지를 향후 국가 에너지 정책에 어떻게 반영할지 고민해야 한다. 신규 원전 건설은 기후 위기 대응과 AI 시대를 위한 전력 확보라는 국가적 과제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신규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