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울산지역 건설현장의 지역업체 하도급률이 35.95%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는 지난 1분기(35.62%)보다 0.33%포인트 소폭 상승한 수치다. 울산시가 대형건설사 본사를 직접 찾아가고 민관합동 현장 세일즈를 펼치는 등 현장 중심의 정책을 편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짚어볼 때 지금의 성적표로는 부족하다. 시가 올해 목표로 잡은 37%조차 타 시·도와 비교하면 민망한 수준이다. 부산의 경우 관급공사 하도급률이 80%를 웃돌고, 민간공사 역시 50~60%대를 유지하고 있다. 대구와 광주 등 주요 광역시 역시 50~60% 선을 유지하고 있다.

  울산의 하도급률이 낮은 이유는 구조적 한계와 규제 권한의 부재 탓이 크다. 울산은 대형 산업단지와 공장, 플랜트 공사가 많아 수도권에 본사를 둔 1군 대형 건설사들이 원도급을 독식하는 구조다. 이들 대기업은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에 손발을 맞춰온 외지 협력업체를 그대로 데려와 수주를 맡기는 경향이 짙다. 여기에 대형건설사가 요구하는 까다로운 시공 실적과 기술력 기준을 충족할 만한 지역 내 전문건설업체의 층이 얇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기초 공정인 토공이나 철근·콘크리트 분야조차 지역 업체의 참여율이 낮다는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하지만 구조적 한계만 탓하며 외지 업체의 독식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지역 자본의 역외 유출을 막고, 시민들에게 고용기회를 제공하고, 고사 위기에 처한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지역업체의 하도급률을 더 높여야 한다.

  울산시가 어제 ‘하도급률 제고 점검회의’에서 하도급률이 낮은 대형사업장을 중심으로 합동 현장 방문을 확대하고, 대기업-지역업체 만남의 날을 개최하는 등 상생 기반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일회성 세일즈를 넘어서는 보다 정교하고 강력한 행정적 유인책이 있어야 한다. 용적률 인센티브 제도를 대폭 정비해 민간 정비사업 참여 건설사들이 지역 업체를 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도록 제도를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 전문건설업체들이 대기업의 협력업체 등록 기준을 통과할 수 있도록 기술력 강화와 경영 컨설팅을 지원하는 ‘스케일업(Scale-Up)’ 사업도 적극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울산의 건설 현장에서 지역의 노동자와 기업이 정당한 몫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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