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시장이 어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서비스 대전환 소통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관계 부처 장관들에게 울산의료원 설립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와 적극적인 국비 지원을 요청한 것은, 110만 울산 시민의 간절하고도 절박한 호소를 대변한 것이다.

울산의 공공 의료 현주소는 차마 ‘광역시’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다.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국립대병원과 지방의료원이 단 한 곳도 없는 ‘의료 고립지’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1명으로 전국 특·광역시 중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수는 0.1명에 불과하다. 야간이나 휴일에 응급 상황이 발생하거나 고위험 산모가 갑작스런 분만을 앞둘 때, 아이가 갑자기 위급한 상황에 처해도 지역 내에서 골든타임을 지켜내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시민들이 수도권이나 인근 대도시로 원정 진료를 떠나야 하는 잔인한 현실이 매일 반복되고 있다.

이같은 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병원(의료원) 건립이 추진됐지만, 정부가 사업성이 낮다며 번번히 제동을 걸었다. 결국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후 ‘어린이 치료 특화 울산의료원’으로 성격을 전환해 ‘반쪽 의료원’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마저도 예비타당성조사 등의 절차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어제 간담회에서 김 시장의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의 지원 기준 재설정 요구는 지극히 당연하다. 정부가 지역 필수 의료 확충을 위해 추진 중인 특별회계 지원이 만약 기존의 ‘국립대병원’이나 ‘대형 의료 기반’ 중심으로 계속 이루어진다면, 국립대병원 자체가 없는 울산은 예산 배분 단계에서부터 또다시 배제되는 불평등을 겪게 된다.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 구축이라는 국정 과제가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지원 기준을 단순 인프라 보유량이 아닌 실제 ‘의료 취약도’와 ‘지역 의료 수요’ 중심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 인프라가 풍부한 곳에 더 주고, 없는 곳은 계속 소외시키는 구조로는 지역 균형발전도, 지방 소멸 방지도 기대할 수 없다.

정부는 이 대통령의 공약인 ‘어린이 치료 특화 울산의료원’ 설립을 위한 예타 면제 결단과 함께 그린벨트 해제 등 행정적·재정적 지원에 속도를 내야한다. 아울러 특화 공공병원이 아닌 지역의 필수의료 수요를 충족하는 대규모 의료 인프라로 확대하는 과감하고 전향적인 조치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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