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의 생명줄인 회야댐 수문 설치 사업이 마침내 본격화된다. 어제 정부는 기후위기에 대응할 신규 댐 사업 대상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 정부는 전남 강진군 병영천댐과 울산 울주군 회야강댐 등 5개 댐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회야댐은 신규건설이 아니라 수문설치를 하는 보완공사다. 이번 발표로 제기능을 못하고 있는 회야댐을 정상화하는 오랜 숙원 해결의 길이 열렸다. 극심한 가뭄과 집중호우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내려진 합리적이고도 시의적절한 결정이다. 정부 결정을 환영하며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기를 기대한다.
1986년 건설된 회야댐은 울산의 주요 식수원이지만 수문이 없는 자연월류식 댐이다. 수위가 상시만수위인 31.8m를 넘으면 물이 여수로를 통해 그대로 흘러넘친다. 태풍이나 집중호우가 예보돼도 미리 물을 방류해 수위를 낮추기 어렵고, 가뭄 때는 더 많은 물을 저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연평균 5~6차례, 많게는 10차례나 월류가 발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회야댐은 1991년 태풍 글래디스와 2016년 차바, 2020년 마이삭·하이선 당시 댐체 월류 위기를 겪었다. 특히 태풍 차바 때 울주군에서 345억원에 이르는 피해가 발생했다. 울주군이 세 차례나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만큼 회야댐 하류지역은 물 재해에 취약하다. 수문 설치는 선택이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필수 사업이다.
사업의 핵심은 기존 여수로에 폭 20m, 높이 7.3m의 수문 5개를 설치하고 방류 기능을 개선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860만㎥의 홍수조절용량을 확보하고 저수량도 약 680만㎥ 늘릴 수 있다고 한다. 집중호우 때는 사전 방류로 홍수에 대비하고, 가뭄 때는 더 많은 물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홍수 예방과 용수 확보, 댐 안전성 강화라는 세 가지 효과를 한꺼번에 거둘 수 있는 셈이다.
문제는 수문설치로 인해 홍수 대책은 이뤄졌지만 가뭄대책이 세워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문 설치로 수위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뭄에 대비한 저장용량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정부와 울산시는 예비타당성조사와 각종 영향평가, 기본·실시설계 등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보완책도 검토해 주길 바란다. 회야강 하천 정비를 병행하고, 수몰마을 주민들의 보상 요구를 비롯한 지역사회 의견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회야댐 수문 설치는 울산의 물 안보와 재난 대응 능력을 함께 높이는 백년대계다. 정부와 울산시는 어렵게 마련된 기회를 살려 사업을 신속하고 책임 있게 완수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