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1943, 13.7×9cm, 종이에 수채 물감, 펜,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두 사람, 1943, 13.7×9cm, 종이에 수채 물감, 펜,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이중섭이 ‘문화학원’ 연구과에 다니던 시절인 1940년부터 1943년까지 ‘마사코’와 연애하면서 글이 없는 엽서를 수없이 보냈다. 이 작품은 그 중 한 작품인데 1943년 7월 6일로 기록돼 있다. 이 글 없는 <엽서> 시리즈는 일본 유학 시절에 이중섭의 작품 제작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귀한 자료이다. 더욱이 ‘대향’이라는 글자와 연도가 기재되어 있고, 우체국 소인이 정확하게 찍혀 있어 이후에 그린 그림들보다 정확한 시기와 경향을 연구할 수 있는 자료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에서는 서로 다른 표정과 자세를 취한 두 인물의 상반신이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화면 왼쪽의 남자는 눈을 크게 뜨고 오른쪽 팔을 치켜들고 손으로 여인의 뺨을 만지고 있다. 그의 곁에 있는 여인은 편안한 표정으로 눈을 감은 채 얼굴을 살짝 내밀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표현되었지만 가까이 맞닿은 두 인물의 모습에서는 친밀한 관계가 느껴진다.

미술사학자 최열은 이 엽서화를〈이별〉로 명명했다. 귀향을 결심한 남자와 그의 선택을 존중하며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는 여인의 모습으로 바라본 것인데, 두 사람을 둘러싼 격자무늬는 마치 그들을 가로막는 벽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했던 두 사람의 마음을 함께 떠올리게 한다.
 

김수아 울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김수아 울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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