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가 중단을 검토해왔던 도시철도(트램) 1호선 건설사업을 국비 반납과 매몰비용, 손해배상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계속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공업탑로터리를 평면교차로로 바꾸는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문수로 등에선 혼잡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돼 시민 불편을 줄일 수 있는 실효성 확보가 관건이다.
#5대 분야·20개 과제 교통종합대책 발표
울산시는 22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램 1호선 재검토 결과와 5대 분야·20개 과제로 구성된 교통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사업을 법과 계약에 따라 추진하면서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고, 공사비 증가와 개통 후 운영 적자에 따른 재정 부담도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그동안 교통 체증과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공사 중 차로 점유뿐 아니라 개통 이후에도 도로 2개 차로가 트램 선로로 바뀌는 만큼, 교통 혼잡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이 주요 쟁점이었다.
반대로 사업을 중단하면 이미 진행한 입찰·계약에 따른 비용과 법적 분쟁을 감수해야 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가 제시한 매몰비용은 100억~123억원 수준이다. 확보한 국비 420억원 가운데 이미 교부된 75억원의 반납 문제도 있다.
중단 방안을 찾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시민 의견을 듣기 위한 공론화 조례안은 지난 7월 16일 시의회에서 부결됐다. 기획예산처와 국토교통부에는 사업을 합법적으로 중단할 수 있는 절차를 질의했으나, 방법을 찾지 못했다.
행정안전부에는 공사 정지 기간이 60일을 넘겨도 계약업체에 대가를 지급하지 않을 수 있는지 물었지만, 울산시의 책임에 해당해 지급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한신공영·현대로템과의 협의에서도 대가나 손해배상 없이 장기간 사업을 정지하는 합의는 어렵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법률 자문 역시 손해배상 부담 없는 계약 해지가 어렵다는 취지였다고 시는 밝혔다.
이에 시는 사업을 계속하되 교통 혼잡 대응에 행정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특히 공사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문수로에는 우회로 확보와 통행체계 개편 등 7개 대책을 집중 추진한다.
#우회로 확충·좌회전 제한·신호체계 개선 실효성 관건
시가 공개한 문수로 교통서비스 분석에서 오후 5~6시 혼잡구간의 평균 통행속도는 공사 전 시속 13.7~22.0㎞에서 공사 중 4.5~7.4㎞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타운삼거리에서 대공원 정문 입구로 향하는 구간은 시속 13.7㎞에서 4.5㎞로 낮아진다. 개통 이후에도 분석 대상 구간의 통행속도는 시속 5.5~10.9㎞에 머무는 것으로 제시됐다.
따라서 교통량을 분산할 대책이 필요한데, 우선 공업탑로터리는 5개 도로가 만나는 평면교차로로 전환한다. 문수로 남측 대공원로는 옥동중앙교회~대공원 정문 일원 842m 구간의 폭을 현재 8m에서 12~15m로 넓힌다. 대공원로 동측 두왕로 접속부도 차로를 확장하고 공업탑 방향 좌회전을 허용해 삼산로·봉월로 방면으로 차량을 분산할 계획이다.
북측에서는 법대로81번길을 일방통행에서 양방통행으로 바꾸고, 거마로·은월로도 정비해 봉월로에서 법원 앞까지 양방향으로 오갈 수 있는 우회 동선을 확보한다.
문수로 자체는 직진 중심으로 통행체계를 손질한다. 공사 중 혼잡지점의 좌회전을 제한하고 전방 유턴과 우회 통행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시는 직진 신호시간을 늘리면 도로용량을 20~30%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교통상황에 따라 신호시간을 실시간으로 조정하고, 구간별 제한속도는 시속 50㎞로 통일한다.
옥동 학원가에는 하교 시간대 차량이 몰리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보행자도로를 활용한 학원차량 대기공간 3곳을 검토한다. 공사는 보도를 뒤로 물려 먼저 시공하고 정거장 구간의 도로 폭을 절반씩 나눠 작업하는 등 구간별로 방식을 달리해 통행 가능한 차로를 최대한 확보한다.
승용차 이용을 줄이기 위한 공영주차장 요금 인상과 시외·고속버스 우회, 내비게이션 우회경로 안내도 대책에 포함됐다. 시내버스는 출퇴근 시간대 집중 배차와 우회 운행 등으로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U패스 등 이용객 지원과 자전거 등 공유 교통수단 이용도 확대할 방침이다.
장기 대책으로는 문수로 북측에 계획된 길이 2.61㎞·왕복 4차로 우회도로의 조기 개설을 추진한다.
시는 도로전광표지와 내비게이션·스마트폰을 통해 도로 통제와 소통 정보를 알리고, 트램 1호선 통합 홈페이지를 구축해 공사 현황과 우회경로를 제공할 계획이다. 별도 민원대응팀을 운영하고 시민 의견을 반영해 대책을 보완하기로 했다.
김창현 시 교통국장은 “현시점에서 사업을 합법적으로 중단할 수 있는 권한과 수단이 없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씀드린다”라며 “공사 기간 큰 불편을 드리게 돼 송구하며, 시민 의견을 지속적으로 듣고 대책을 보완하겠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