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별 한양대 ERICA 교수와 조세영 한국은행 울산본부 조사역은 지역별 고용조사와 국내 인구이동 통계를 활용해 AI 확산이 노동시장과 인구이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챗GPT가 출시된 2022년 말 전후를 비교한 결과, AI 노출도가 1표준편차 높아질 때 고용률은 0.39%p 상승하고 주당 근로시간은 0.24시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간당 임금은 0.41% 하락했다.
연령별로는 55~64세의 고용률 상승 효과가 1.21%p로 가장 컸으며, 여성도 0.58%p 상승했다. 반면 청년층은 고용률에서 통계적으로 뚜렷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는데, AI 노출도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일자리가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직무와 계층에 따라 영향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울산의 AI 노출도는 전국 162개 시·군 가운데 41위로 중상위권에 해당했다. 그러나 울산은 기계 조작·제조·운전·운송·금속 관련 직종 등 AI 노출도가 낮은 핵심 제조·기능직이 전체 취업자의 약 48%를 차지하고 있어, AI 확산에 따른 효과를 일자리 확대로 연결하려면 기존 산업현장의 직무 전환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이 제시한 중간 시나리오에 따르면, 지역의 AI 노출도가 0.3표준편차 높아질 경우 약 850개의 일자리를 추가로 만들고 연간 인구 유출 약 318명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를 위해서는 동일 직종에서 AI 활용도가 높은 직무로 이동하거나 다른 직종으로 전환하는 방식에 더해, 제조업의 물리적 AI 도입과 외부 기업·기관 유치 등을 통해 총 6만명 규모의 인력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이 가운데 약 3만5,000명은 울산의 핵심 제조·기능직에서 AI 노출도가 높은 직무로 이동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예를들어 용접공이 산업용 로봇 조작원으로 전환하거나 금속 기능직 종사자가 엔지니어링 기술직으로 이동하는 방식인데, 울산 주력 제조업 인력이 AI 기술을 활용하는 직무로 옮겨갈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재교육과 직업훈련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관건인 셈이다.
다만 이는 일정한 조건을 전제로 한 시나리오 추정치로, 실제 일자리 증가와 인구 유출 감소 규모가 그대로 실현된다는 의미는 아니며, 울산의 산업 수요와 AI 기술 발전 수준, 근로자의 직무 전환 속도 등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연구진은 울산이 AI 확산에 따른 일자리 확대 효과를 실현하려면 기존 제조업 인력의 직무 전환을 지원하는 동시에 AI 관련 기업과 기관을 유치해 지역 내 새로운 일자리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