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울산 산업계에 즐거운 소식들이 많이 들려온다. 작년에 울산시가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에 지정됐다. 이 사업은 온산국가산업단지를 포함한 6개 산업단지에 국비와 시비를 포함해 5,000억 이상을 투입해 생산유발 약 23조원, 고용 약 7만명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 예상된다.
또 올해 초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에너지 자급자족 기반(인프라) 구축 및 운영사업’에 선정돼 미포국가산업단지를 에너지 자급자족형 친환경(그린)산업단지로 전환하게 된다. 이 사업은 기존의 에너지 다소비 산업단지를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무탄소에너지 자급화 모델을 제시해 궁극적으로는 탄소중립 산업단지로 전환해 나가는 특별히 의미있는 사업이다.
최근에는 울산시가 현 정부 지방시대 4대 특구 중 하나인 ‘울산형 기회발전특구’ 사업을 산자부에 지원했다고 한다. 지방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지방 정부가 자율적으로 설계·운영하고 중앙정부는 세제·규제 특례 등을 측면 지원하는 제도인 ‘울산형 기회발전특구’ 사업은 투자기업은 많고 산업시설 용지는 부족한 울산의 지역 특수성을 반영해 기존 산단을 활용해 재투자를 유도하고, 기업의 해외투자 계획을 국내로 선회하도록 유도해 기업하기 좋은 울산이 되도록 할 것이라 선정에 대해 큰 기대를 해본다.
이러한 소식을 접할 때마다 필자는 기업의 유치와 활성화를 통해 울산의 발전과 인구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민선8기의 노력에 격려를 보낸다. 과거 그 어느 때보다 기업의 가치를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기업 활동을 지원하려고 하는 모습에 큰 박수를 보낸다. 울산의 지속 발전을 위해서는 기존 기업에 대한 지원과 함께 새로운 기업의 유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첨단산업 기업을 유치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 4월에 K-water(한국수자원공사) 연구원에서 ‘이차전지산업 활성화 시대를 대비한 물관리 방안’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됐다. 주제에서 나타난 것처럼 이차전지산업을 지속 발전시키려면 물을 제대로 공급할 수 있는 물관리 방안이 수립돼야 한다는 말인데, 그러면, 이차전지산업을 활성화하는데 왜 물이 필요한가.
이차전지는 한번 사용한 후에도 충전을 통해 재사용이 가능한 전지를 말한다. 우리가 과거에 일반적으로 사용해 왔던 대표적인 이차전지가 바로 자동차의 배터리이다. 최근에는 자동차 배터리보다 훨씬 성능이 우수한 리륨이온 배터리가 주로 휴대폰에 사용되고 있다. 또한 전기차, 드론, 로봇 등에도 널리 쓰이는 배터리가 바로 리튬이온 배터리이다.
이렇게 많이 사용되고 있는 이차전지 즉 리튬이온 배터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생산 공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원자재를 확보하는 업스트림, 원자재를 재련하고 핵심소재를 제조하는 미드스트림, 그리고 배터리 팩 및 최종제를 생산하는 다운스트림, 이렇게 세 단계를 거쳐 리튬이온 배터리가 제조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리튬 광산이 없어 업스트림 단계인 원자재를 확보하는 산업은 없으며, 주로 수산화리튬이나 탄산리튬 형태로 중국이나 칠레에서 수입한다.
이렇게 수입된 리륨과 여러 첨가제를 이용해 양극제를 생산하는 미드스트림과 최종적으로 양극제, 음극제 등으로 배터리 팩을 제조하는 다운스트림이 우리나라 이차전지 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이차전지 세계 점유율은 2023년 상반기 기준으로 약 25%에 이르고 있으며, 중국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이 증가해 나가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성장하고 있는 이차전지산업 특히 미드스트림 제조 단계에서 엄청난 양의 공업용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이차전지 소재 제조 시에 일반 공장의 10배에 해당하는 용수가 필요하며, 기존의 화학공장에 비해서도 더 많은 양의 공업용수가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울산의 공업용수 공급 사정은 어떠한가? 울산은 공업용수 전량을 낙동강에 의존하고 있다. 낙동강 취수장에서 취수된 물을 대암댐으로 이송해 정치시킨 후 온산정수장에서 정수 후 기업체에 공급되고 있다. K-water 자료에 의하면 온산정수장은 하루 평균 약 28만t의 공업용수를 생산하고 있는데(2003년 기준), 시설용량은 28만t에서 46만t까지 사이트 마다 다르게 표시돼 있다.
일반적으로 시설용량의 70~80% 정도를 유효용량이라 보면 현재까지는 하루 약 5만t에서 6만t 정도의 여유가 있는 편이나 향후 기업들의 신·증설과 이차전지산업 등 용수 다소비 첨단기업들이 울산에 들어온다면 용수가 부족하게 될 건 불보듯 뻔하지 않겠는가.
공업용수의 공급 및 관리의 주체는 물론 K-water에 있다. 울산시는 울산시민들에게 공급하는 생활용수에 대해서만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울산시도 공업용수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때가 됐다. 울산시의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는 공업용수에 대한 데이터도 모으고, 향후 공업용수 필요량도 예측하고, 질 좋은 공업용수를 기업에 공급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 안정적인 공업용수의 공급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첨단기업들이 안심하고 울산에 공장을 신설하지 않겠는가. 울산에 있는 오는 기업들에게 워터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해 주도록 하자. 서정호 울산과학대 화학공학과 교수 대통령직속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 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