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령 울산과학대학교 치위생학과 교수
이가령 울산과학대학교 치위생학과 교수

  필자는 최근 인생 선배님들께 말로만 듣던, 그렇지만 어렴풋이 언젠가 나에게도 다가올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여성들의 최대 인생 전환점! 즉 갱년기 시기를 보내고 있다.

  '갱년기'라는 용어를 자꾸 이야기 하다보면 가족들조차 사회적으로 넘쳐나는 정보들 덕분인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 그리고 누구나 겪는 시기라며 쉽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갱년기라는 삶의 순간을 걸어가고 있는 여성들에게는 결코 쉽지도 만만하지도 않은 어쩌면 생애 처음 경험하는 혹독한 자기 수련의 시간일지도 모른다.

  갱년기는 여성의 생리적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시기로, 난소 기능이 감소하면서 에스트로겐을 포함한 여성 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줄어드는 시기를 말한다. 여성 호르몬의 감소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경험하게 되고, 이는 앞으로 다가올 노년의 시기까지 전반적인 건강상태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구강건강은 갱년기 동안 나타나는 에스트로겐 호르몬 감소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이 시기에 관리가 소홀하면 치주질환, 구강 건조증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관련된 연구들을 살펴보면 갱년기에 일어나는 호르몬 변화는 전반적인 신체적 영향과 더불어 구강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들이 있다. 예를 들면 갱년기 여성에게서 잇몸에 염증이 일어나는 횟수가 증가하거나, 타액 분비의 감소로 인한 구강 건조증과 치아의 민감도가 증가하는 경험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갱년기의 신체적 변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이 시기가 여성의 구강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고 그 영향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에 갱년기 시기의 변화가 구강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몇 가지 관리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갱년기 시기의 호르몬의 변화는 치주질환의 발생을 높을 수 있다. 갱년기 시기 동안 에스트로겐 수치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입안의 점막과 잇몸 조직이 약해지고, 염증 반응이 증가할 수 있다. 에스트로겐은 잇몸과 점막의 혈류를 촉진해 구강 내 건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므로, 결국 에스트로겐의 감소는 치주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 치과 검진과 올바른 칫솔질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치주질환은 조기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수이므로 정기적으로 치과병(의)원에 내원해 구강상태를 확인하고 더불어 올바른 칫솔질을 점검받고 치실과 치간칫솔 등 구강보조용품을 활용하여 청결한 구강 환경을 유지하는데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다.

  둘째, 구강 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다. 구강 건조증은 구강 내 타액 분비가 감소하는 증상으로 갱년기 시기의 여성에게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타액은 음식 잔여물을 제거하고 입속의 산성도를 조절하며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데 갱년기 시기에는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는 타액 분비량이 줄어들게 되어 쉽게 구강이 건조해진다. 구강 건조증이 심해지면 구취, 치아우식증, 치주질환 등의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수시로 수분을 섭취하여 입안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타액 분비를 촉진하기 위해 가끔씩 무설탕 껌을 씹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흔히 마시는 카페인 음료나 알콜성분의 음료는 구강 건조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적당히 섭취해야 한다.

  셋째, 골다공증 위험이 증가하여 치아의 뿌리와 주변 뼈조직이 약해질 수 있다. 이러한 뼈의 소실과 변화는 치조골의 변화와 연관되어 심한 경우 치아 상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전반적인 뼈 건강과 구강건강을 위해 충분한 칼슘과 비타민 D를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은 뼈와 치아를 튼튼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넷째, 호르몬의 변화를 동반하여 나타나는 정신적 심리적 부분도 잘 챙겨보아야 한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처럼 결국 구강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평소 운동이나 명상을 통해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도 좋다.

  오늘 이 글은 갱년기를 핑계 삼아 투정을 부리거나 나의 게으름의 면죄부를 주고자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갱년기에 대해서 이미 사회적으로 많은 정보가 흘러넘치고 있으니 일반적인 이야기를 제쳐두고 이 시기가 신체 전반적인 부분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과 더불어 구강건강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부분을 상기시키고자 한다. 지금 비슷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많은 여성들이 인생의 태풍과 같은 이 시기를 지혜롭게 잘 보내서, 태풍이 지나고 난 뒤 큰 피해 없이 고요하고 평화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무사히 함께 보내고 싶은 마음을 담아본다. 이가령 울산과학대학교 치위생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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