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대학교는 수년 전부터 개발도상국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필자 또한 이 프로그램의 강사로 참여하며 울산의 산업화 경험과 환경 개선 사례를 해외 공무원들과 공유해왔다. 연수생들은 울산의 첨단 공업단지와 반구천암각화, 태화강국가정원 등 문화유산을 직접 체험하면서 한국의 발전 모델 전반을 배운다. 이 프로그램은 울산의 경쟁력을 세계에 알리는 국위 선양형 교육 콘텐츠이자, 대한민국 산업화와 지방 개발 전략을 국제사회에 구현하는 교육 플랫폼이다.
특히 연수 과정의 하이라이트는 SK,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의 홍보관 견학이다. 연대기 방식으로 기업의 생성·성장 과정을 전시하고, 주요 제품과 생산 공정 모형, 인터랙티브 영상과 현장 체험을 통해 방문객의 이해를 돕는다. 대형 스크린으로 구현된 공장 전경과 몰입형 체험 공간은 단순 견학 이상의 감동을 준다. 연수생들은 기업 철학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까지 직접 체험하며, 기업이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한 의미를 깊이 이해한다.
국내외 많은 도시들이 이미 시청이나 주요 공공시설 내에 홍보관 또는 방문자 센터를 설치해, 도시의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부산은 '부산홍보관'을 통해 해양문화·국제영화제·도시재생 프로젝트 등을 소개하고 있고, 대전은 과학도시 정체성을 중심으로 전시하는 '사이언스페어'를 시청에 배치하고 있다. 광주는 아시아 문화중심도시라는 비전을 시청 내 문화공간을 통해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풀어내며, 전주는 슬로시티 및 전통문화 중심 콘텐츠를 활용한 전시관을 운영한다.
싱가포르는 URA City Gallery를 통해 도시계획 역사와 마스터플랜을 전시한다. 일본 도쿄가 운영하는 아사쿠사 문화관광센터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건축물 속에서 지역 문화를 체험하고 언어별 안내를 제공한다. 프랑스 파리시청 정보센터에는 도시 행정 서비스, 시민 참여 플랫폼, 스마트시티 추진 현황 소개 등이 있으며, 디지털 키오스크와 안내원이 상주해 홍보와 운영을 하고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마켓홀과 미국 포틀랜드의 'Travel Portland Visitor Center'는 지역 문화와 혁신 도시 이미지를 관통하는 시민 참여형 전시 공간으로 기능한다.
물론 울산에도 울산의 문화와 산업을 홍보하는 시설은 있다. 울산박물관에 문화관과 산업관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 울산의 문화와 산업 역사에 대해 잘 알 수 있도록 전시돼 있다. 그러나 이 시설은 행정기관을 찾는 외국인이나 기업 관계자들이 도시 전반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필자는 울산시청 내에도 도시 차원의 홍보 공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울산과학대학교만 해도 올해 3회 이상의 국제 연수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으며, 울산에는 다양한 해외 방문객들이 시청 청사에 방문하고 있다. 이들이 시청을 방문했을 때, 울산의 산업 구조·문화유산·친환경 정책·수소 경제 등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이 시청 내에 마련돼야 한다.
홍보관에는 산업단지 3D 모형, 수소산업·친환경 에너지 체험관, 반구대 암각화 디지털 복원 전시, 태화강 생태 VR 투어 등의 콘텐츠를 구성할 수 있다. 여기에 지역 스타트업 성과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 시민 참여형 워크숍, 청소년 진로 맞춤형 체험 부스를 도입한다면 방문객의 몰입도와 만족도는 배가될 것이다. 다양한 디지털 기술과 접목된 전시 시스템도 도입하면, 방문객은 현장에서 간편히 정보 콘텐츠를 가져가고 울산 홍보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
홍보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다. 이는 도시 정책과 비전을 전파하는 플랫폼이며, 시민과 외부 방문객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장이 될 수 있다. 시는 이 공간을 통해 '울산형 스마트시티' 전략과 수소경제 비전, 청년 창업 사례, 탄소중립 성과를 종합적으로 안내할 수 있다. 나아가 지역 중소기업 제품 전시존, 청소년 대상 교육 프로그램, 시민참여 이벤트 등을 수시로 개최해, 시청이 '살고 싶은 도시', '찾고 싶은 도시'라는 인상을 남기게 될 것이다.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성장의 대표 도시이자, 수소경제 전환과 탄소중립 청사진을 그리는 미래 도시이다. 지금이야말로 시청 내에 울산의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홍보관을 설치할 최적의 시점이다. 홍보관은 울산의 도시 브랜드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전략적 플랫폼이며, 세계 속 울산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중심축이 될 것이다. 서정호 울산과학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