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립병원 조감도
울주군립병원 조감도

필수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지역의사제 도입으로 울산 지역 공공의료기관 운영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역 의료계는 울산의료원과 울주군립병원 건립에 수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의료진을 확보하지 못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왔는데, 지역의사제를 통해 10년간 의무적으로 근무할 의사를 선발할 수 있게 되면서 큰 고민 하나를 덜게 됐다.

3일 울산시와 울주군 등에 따르면 지역 공공의료 인프라의 주춧돌이 될 울산의료원 건립과 울주군립병원 개원을 위한 준비 절차가 한창이다.

시는 지난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으로 울산의료원 설립 타당성 조사 용역을 추진했다가 제21대 대통령 공약에 ‘어린이 치료센터 특화’ 내용이 포함되면서 추가적인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필수 의료체계 구축과 감염병 대응망 확보에 초점이 맞춰진 당초 울산의료원 규모는 350병상, 20개 진료과로 추진될 계획이었으며 사업비는 2,800억원가량이었다. 현재 시가 추진중인 용역 결과가 나와 봐야겠지만 어린이 치료센터 특화 내용을 반영한 인프라를 갖추려면 추가적인 비용이 더 들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울주군립병원도 내년 6월 개원을 목표로 건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당초 250억원 규모였던 예산이 각종 공사비 등 인상으로 479억원까지 늘어났다. 이에 울주군은 내년 군립병원 예산으로 147억원을 편성했다.

1차 개원은 응급의학과, 내과, 외과, 정형외과, 가정의학과, 영상의학과, 신경과 등 7개 진료과에 55병상으로, 이후 지역 환자 수요를 살펴 병상을 100개까지 늘리고 추가 진료과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들 의료기관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의료진 확보가 관건이다. 의료 인력 수도권 쏠림과 필수의료 기피 현상으로 전국적으로 의료 공백 문제가 불거져 있다. 시설과 장비는 예산으로 해결이 가능하지만 인력 충원은 사실상 대안이 없는 상황이었다. 울산시도 24시간 소아청소년과 진료체계를 갖추기 위해 10억원의 예산을 지원했지만 의료진을 구하지 못해 지역 주민들이 인근 양산부산대병원을 이용해야 했다.

이런 이유로 울주군립병원의 병상 추가 운영과 진료과 개설에 대해서도 의료계 전반에서는 회의적인 의견이 많았다. 전국 공공의료원 대부분이 의료진을 확보하지 못해 진료를 보지 못하고 환자가 줄어드는 등의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적게는 수십억 많게는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개원 후 3년까지는 군에서 손실액 전부를 보전해 주지만 이후에는 응급의료 부문 적자 보전 외에는 지원이 없어 위탁운영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이 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이런 문제를 지역의사제로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복무형 지역의사는 의무 복무기간을 가지기 때문에 이들이 향후 수도권이나 타지로 자리를 옮기더라도 최소 10년은 지역에서 종사할 수 있게 된다. 정부가 지역의사제 규모를 어느 정도로 편성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필수의료 공백에 대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숫자는 편성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렇게 선발된 지역의사들이 장기간 근무를 하게 되면 지역에서 자리를 잡을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많은 의료진들이 지방에서 인건비를 높게 책정하더라도 자녀교육, 거주 공간 등 정주여건 차이로 수도권을 선택한다. 그렇다고 지방에서 수도권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부가 지역의사제를 통해 최소한의 규제를 마련해 필수의료 공백 해소에 나선 것은 반가운 일”이라면서 “여기에 울산시와 울주군 등 지자체가 지역 의료기관 지원, 정주여건 개선 등 실질적인 정책을 펼친다면 공공의료 불모지였던 울산의 의료 인프라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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