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역 소상공인들을 겨냥한 공공기관 사칭 사기가 여전하다는 소식이다. 가뜩이나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지역 자영업자들의 절박한 심정을 악용한 이러한 파렴치한 범죄는 공동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엄단해야 마땅하다.

최근 드러난 사례들을 보면 사기범들의 수법이 소름 돋을 정도로 치밀하다. 울산 동구청 주무관을 사칭해 인쇄업체에 소식지 추가 발간을 요청하거나, 존재하지도 않는 ‘동구시설관리공단’을 내세워 세탁소에 접근하는 식이다. 특히 기관의 옛 명함을 위조해 신뢰를 얻은 뒤, 특정 업체로부터 물품을 대신 구매해달라고 요청하는 ‘물품 대납 사기’는 전형적인 사기 수법이다. 사기범들이 지자체와 업체 간의 주문 패턴까지 미리 파악해 접근하는 바람에 현장의 생리를 잘 아는 이들도 사시를 피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런 사기 행각은 지역 경제의 실핏줄인 소상공인의 노동력과 의욕을 갉아먹는다. 다행히 이번에 알려진 사례들은 상인들의 기민한 대처로 실제 큰 금전 피해를 면했으나, 동구장애인복지관 한 곳에서만 8건의 사칭 전화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울산 전역이 이미 사기범들의 ‘사냥터’가 되었음을 방증한다.

현행법상 공무원 자격 사칭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피해가 발생하기 전 단순 사칭에 그칠 경우 경범죄 수준의 미온적인 처벌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공무원 사칭 사기 행각을 근절시키려면 더욱 강력한 법적 잣대가 필요해 보인다.

울산시와 각 구·군 등 관계 기관의 대응도 더욱 적극적이어야 한다. 소상공인들이 즉각적으로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핫라인’을 가동하고, 사기 대응 매뉴얼을 상인연합회 등을 통해 폭넓게 공유해야 한다. 수사 당국은 사칭범들의 근거지를 끝까지 추적해 뿌리 뽑아야 할 것이다.

상인들 역시 공공기관은 결코 개인 전화나 메일로 업무를 처리하지 않으며, 어떤 경우에도 특정 업체에 대한 선입금이나 대납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출처가 불분명한 연락으로 좋은 조건의 제안을 받을 경우 반드시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아울러 사기 피해가 의심된다면 유사 피해 사례를 막기 위해서라도 경찰과 관련기관에 반드시 신고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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