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혜 울산과학대학교  식품영양학과·푸드케어학과 교수
정영혜 울산과학대학교  식품영양학과·푸드케어학과 교수

  올해 우리나라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처음으로 30만명 이하가 될 것이라는 보도는 저출산의 지속으로 인한 당연한 결과이다. 저출산은 곧 학령인구의 감소이며 중·고등학교 뿐 아니라 대학의 신입생 유치 전쟁과도 직결되고 있다. 최근 비수도권 대학과 전문·기능대학은 정원 내 학령인구 학생으로는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해 비전통적인 입학생의 유입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대학들은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주로 외국인 유학생과 성인학습자들의 대학 유입으로 정원을 보충하기 위한 돌파구를 찾는 추세이다. 한국교육개발원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23년까지 8년간 성인학습자와 외국인의 대학 유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편 대학들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평생교육과정을 활성화하고 적극적인 홍보와 관리를 통해 성인학습자가 대학 입학 자원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 평생교육이라는 명칭의 사회교육 중심으로 시작된 성인학습자 교육프로그램은 현재 대학의 신입생 유치를 위한 방편이 아니더라도 필요성이 대두된 지 오래이다. 성인학습자들이 가진 시간적 여유와 학업에 대한 갈망이 지금의 성인학습자 수요 증가 현상을 만들어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맞춰 대학은 성인학습자의 특성을 고려해 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야간과 주말, 온라인 수업 등을 활용한 시간표로 구성하여 탄력적인 학습시간을 반영하고 있으며, 교육과정 또한 학령기 학습자 중심과는 전략적으로 다르게 구성하고 있다. 다만 세부적으로 고등교육 수준의 교육성과에 도달해야 한다는 데 전제를 두어야 하며 이에 대한 성인학습자들의 이해도 선행조건으로 성립될 필요가 있다. 대학은 성인학습자에게 맞춤형 교육을 기반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곳으로서 고등교육기관의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하되,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하고 그들의 요구와 지역사회 및 산업의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실제로 우리 대학 푸드케어학과에서도 성인학습자의 수요를 중점으로 전공 교과 외 컴퓨터 활용, 파크골프, 운동과 건강 프로그램을 수업에 포함해 지식과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구성해 운영한다. 더불어 상담과 취·창업, 학습지원과 같은 기존의 대학생과 동일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대학 구성원들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한 준비를 갖추고 있다.

  정규 교육과정 외에도 성인학습자들에게 대학생으로서의 수업뿐만 아니라 동아리 활동과 봉사활동, 대학 축제 참여 등, 대학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학업에 대한 동기부여와 소속감, 자존감을 높이는 효과를 얻고 있다. 우리 대학의 일례로, 20대 경쟁자들이 주가 되는 창업창직경진대회에서 해당 부분 1등 수상팀으로 단상에 올라 눈물을 훔치던 성인학습자들의 모습은 대학의 변화와 보는 이들에게 감동과 그들의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대학에서 만난 5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성인학습자들의 열정과 태도는 20대 못지않으며 체득된 예의와 동료 학우들에 대한 배려는 그 나이에서만 나올 수 있는 마음의 여유처럼 따스함과 감사를 느낄 때도 많다. 중학교 졸업 후 친구들이 예쁘게 교복을 입고 고등학교에 갈 때, 자신은 양장점에 일을 배우러 가야 했던 날이 너무 마음 아팠다는 학습자부터, 그리고 일찍 여읜 어머니를 대신해 평생 손에 물 마를 날 없이 고생해온 학습자도 있었다. 이들은 늦은 나이에 방송통신고를 거쳐 대학생이 된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고 한다. 손녀의 도움으로 입학원서를 접수한 어느 70대의 학습자는 대학생이 돼 생업과 병행하느라 바쁜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 1년간 단 한 번의 결석 없이 강의실을 지켰다.

  성인학습자들이 보여주는 배움에 대한 열정은 오늘날 대학이 나아가야 할 또 다른 방향을 새로이 상기시킨다. 이제 대학은 교육적 책무를 다하는 기관으로서 성인학습자를 전통적 학령인구의 대체 수단이 아니라 그들의 삶을 보듬고 자신감과 새로운 희망을 키워주는 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정영혜 울산과학대학교 식품영양학과·푸드케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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