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북구청장 선거는 민주·진보 단일화의 흐름을 탄 이동권 후보와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운 국민의힘 박천동 후보 간 ‘리턴매치’다. 이동권 후보는 청년 버스 무료화와 노동 상생 협약 등 복지·분배형 공약을 전면에 내세운 반면, 박천동 후보는 KTX-이음 북울산역 정차와 북울산역세권 개발 등 현역 구청장으로 추진해 온 하드웨어 성과를 앞세워 성장론적 승부수를 냈다.
북구 민심을 가를 첫 번째 의제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 전환과 고용 위기 대응이다.
이 후보는 노동자의 생존권을 공공이 앞장서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지자체·기업·노조 간 ‘고용 안정 상생 협약’ 체결과 ‘퇴직노동자 지원센터’ 설치를 약속했다. 선명한 민생 보호 공약이다. 다만 고용 안정 상생 협약은 대기업과 중소 부품업체가 경영 악화나 산업 재편 등을 이유로 참여에 소극적일 경우 강제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퇴직노동자 지원센터 역시 매년 운영비가 필요한 만큼 재정 지속성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 후보도 지역 기업과 연계한 ‘퇴직자 재취업 지원센터’ 설립을 공약했다. 북구 주민이 현대차 협력업체 등 지역 기업에 우선 취업할 수 있도록 조율해 산업과 일자리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현대차 배후 지역에 미래차 첨단부품 고도화 국가산단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가산단 지정은 국토교통부 등 중앙정부의 권한이 큰 영역이고, 부지 확보와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도 뒤따라야 해 임기 내 가시적 성과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신도시 유입으로 급성장한 북구의 도심 확장을 뒷받침할 광역교통망 구축도 두 후보가 양보 없이 맞붙는 의제다.
이 후보는 북울산역세권에 중견·강소기업 본사 타운을 유치하겠다는 구상과 함께, 29세 이하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시내버스 요금 무료화와 ‘북구형 무상 순환버스’ 도입을 공약했다. 출퇴근 교통난을 겪는 젊은 층과 청년층을 겨냥한 타깃형 교통복지 정책이다. 그러나 버스 요금 무료화와 무상 순환버스 도입은 매년 상당한 구비 투입이 불가피한 사업이다. 대중교통 보조금 부담이 커질 경우 재정 자립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북구의 재정 운용을 압박할 수 있다.
박 후보는 KTX-이음 북울산역 정차 성과를 바탕으로 북울산역세권 개발을 조기 완공하고, 수소트램 시대를 앞당겨 북구를 교통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현직 단체장으로서 추진해 온 대형 하드웨어 사업의 연속성을 살려 매듭짓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역세권 개발은 대규모 민간·공공 자본 유치가 필수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를 제때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두 후보는 트램 조기 착공을 약속하고 있으나 이는 울산시의 광역 교통계획과 재정 여건에 영향을 받는 사안이어서 구청장 단독으로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송정지구 등 신도시 인구 유입에 따른 교육 인프라 부족과 문화시설 갈증도 북구 학부모와 젊은 세대가 체감하는 대표적인 생활 현안이다.
이 후보는 신도시 주민의 교육·문화 수요 충족을 위해 ‘공공 복합 콤플렉스’ 건립과 ‘아동 주치의제’ 단계적 도입을 공약했다. 지역 간 문화 격차를 줄이고 아동 건강권을 공공이 책임지겠다는 복지형 접근이다. 다만 대형 복합시설은 부지 확보와 건축비, 운영비가 동시에 필요한 사업인 만큼 구 재정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아동 주치의제도 관내 소아청소년과 의료기관과의 수가 협의와 참여 유도가 필수적이다는 지적이다.
박 후보는 송정지구 등 신도시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초·중학교 신설 추진과 함께, 테마 놀이터를 갖춘 ‘아트전시관’과 영어 키즈카페를 포함한 ‘대표도서관’ 조성을 공약했다. 보육과 문화 공백을 동시에 메워 정주 여건 개선을 내세운 공약이다. 다만 학교 신설은 울산시교육청의 학교 설립 계획과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등을 거쳐야 하는 만큼 구청장이 개교 시점을 확약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