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은 물론 영남권역 중증외상 환자 최후 보루인 울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의 존립을 위해 ‘지역필수의료법’을 통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체계 마련이 필요성이 제기됐다.
같은 직군 대비 높은 근무 강도, 낮은 처우로 숙련된 의료진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하나둘 현장을 떠나고 있는데, 10년간 공들인 외상센터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근무 강도 높은데 급여는 2.5~3배 차이
김지훈 울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최근 열린 ‘제8회 2026년 울산권역 공공보건의료 원외 대표협의체 회의’에서 센터가 무너지고 있는 초기 단계라고 밝혔다.
김 센터장에 따르면 지난 5~6년 사이 매년 숙련된 의료진이 1명씩 센터를 떠나고 있다. 올해 8년간 근무한 의료진이 나갈 예정이고, 작년에는 7년, 재작년에는 6년, 그 이전에는 13년 근무한 분이 병원을 떠났다.
문제는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같은 직군인 2차 병원 외과와 처우를 비교했을 때 급여가 보통 2.5배~3배 정도 차이가 나지만 근무 강도는 외상센터가 훨씬 높다. 급여를 조금이라도 올리려면 당직 숫자를 늘려야 하는데, 이도 한계가 있다. 사명감으로 남아있던 의료진들도 나이가 들면서 점점 지치고, 노후를 생각할 50대가 가까워지면 나가고 싶어진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울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전국 17개소 중 인력이 풍부한 센터로 꼽힌다. 특히 외상 환자 생존율은 전국 톱을 기록하며 권역외상센터의 모범을 보이고 있지만, 의료진 누수 문제에 직면해 있다. 김 센터장은 이대로라면 울산도 3~4년 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필법 활용 추가 근무 수당·파격 인센티브 필요
이에 김 센터장은 ‘지역필수의료법’을 근거로 계약형 지역 의사제를 통해 근무 수당을 추가로 줄 수 있는 방법이나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지역필수의료법은 지역에서도 생명·건강과 직결된 필수의료를 안정적으로 이용하도록 국가·지자체의 책임을 강화하고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울산시가 필수의료 및 진료권의 정의, 중앙·지방 간 협력 구조, 필수의료 전달체계 및 거버넌스 작동 모형, 필수의료지원센터 설치·운영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을 하위 법령 작업을 하게 되는데, 이때 권역외상센터의 정상 운영을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달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권역외상센터의 필요성을 또 한 번 강조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지역 응급의뢰 현황 분석 자료를 보면 총 233건의 의뢰가 있었다. 이 중 165건을 권역외상센터가 처리했다. 진료권을 타지역까지 확대하면 1년에 경남에서 120명가량, 경북에서 60명가량, 그 외 40~50명이 울산권역외상센터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렇게 외상센터가 버텨주면서 ‘응급실뺑뺑이’에 대한 사회적 문제와 우려가 컸을 때도 외상 환자만큼은 안심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김 센터장은 “지역필수의료법의 정의대로 소외되고 돈이 안되지만 꼭 필요하고 빨리 해야하는 의료분야에 집중해서 울산시와 정부와 시민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아직도 사명감으로 헌신하는 의료진들이 많다. 이들이 좌절하지 않고 힘을 낼 수 있는 최소한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