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반구대암각화와 반구천 일대를 포함한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이는 인류 공동의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고 이를 보존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의 토대를 마련한 역사적 쾌거였다. 울산시는 그간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시민단 발족, 조례 제정 등 민관협력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등재 이후 반구천의 암각화 위상은 세계적으로 높아졌다. 이러한 등재 1주년을 기념해 울산도서관에서 열리는 특별기획전시 ‘선사의 도서관, 암각화를 읽다’는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를 시민들과 공유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깊다.

  공식 명칭 ‘반구천의 암각화’에는 국보인 ‘울주 천전리 각석’과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포함된다. 특히 반구대 암각화는 300여 점의 그림이 새겨진 선사시대 최고의 걸작으로, 세계 고고학계는 이를 세계 유일의 고래사냥 그림이 새겨진 독보적 문화유산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울산도서관 전시는 이러한 암각화의 실물 모형과 50여 권의 전문 서적을 비치해, 시민들이 우리 지역의 자랑스러운 유산을 가까이에서 살펴보고 그 가치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유산 등재가 모든 문제의 해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사연댐으로 인한 ‘물 고문’으로부터 암각화를 온전히 보존하는 일이다. 문화재 당국과 관계 부처가 수문 설치 등 대책을 마련 중이나, 실질적인 보존 관리 체계가 조속히 안착돼야 한다. 또한, 명승지정 이후에도 진입로 주변에 주택이 들어서는 등 인위적인 경관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주변 사유지를 매입하여 경관을 정비하고, 스마트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등 체계적인 보존 노력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세계유산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제는 등재의 기쁨을 넘어 문화유산의 가치를 어떻게 전 세계에 제대로 알려 나갈 것인가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다양한 학술 연구와 국내외 비교 연구를 통해 그 가치의 폭을 확장하고, 시민과 방문객의 편의를 위한 정비사업도 구체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 공동체의 보존 노력과 염원이다. 울산도서관의 이번 전시가 시민들에게 세계유산을 보유한 지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보존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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