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오피니언 필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조재원 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교수의 신간 ‘구글이 꿈꾸는 대학: 학교 토큰이 땡땡땡’(이하 구꿈대)이 던지는 교육 개혁의 문제의식이다.
AI가 계산하고 거대언어모델(LLM)이 답을 만드는 시대, 조 교수는 학교의 역할을 ‘정답 전달’에서 ‘지식 생성’으로 옮겨야 한다고 제안한다.
책은 교과서와 교재 중심의 학교교육에 대한 의심에서 출발한다. 기후위기, 저출산, 경제위기처럼 정답이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 문제가 늘어나고 있지만 학교는 여전히 정답 맞히기와 점수 경쟁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이를 제도화된 학교, 표준화된 교육과정, 무한 경쟁 중심의 ‘학교 시즌 1’이라 부른다.
대안은 ‘학교 시즌 2’다. 학생과 교사, AI가 함께 지식을 만드는 교육 생태계다. 학생은 대중 연결망 속에서 배우고 협업한다. 교사는 정답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을 열어주는 사람이다.
책의 핵심 개념은 보이지 않는 ‘큰 귀와 눈’이다. 시험 한 번의 결과가 아니라 학생의 질문과 토론, 실험과 실패, 창의적 시도를 기록하는 디지털 시대의 교육 장치다. 점수와 학점이 학생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큰 귀와 눈은 학생이 어떤 문제를 발견했고 어떤 방식으로 해석했는지를 남긴다.
AI를 교육 현장에서 활용하는 방식도 눈길을 끈다. 조 교수는 인공지능을 디지털 시대 인간의 ‘여섯 번째 감각’이자 ‘함께 배우는 동료’로 읽는다. AI를 잘 쓰는 인재를 길러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생과 교사, AI가 함께 질문하고 해석하며 지식을 만드는 대학을 그린다.
조 교수는 “학교와 교육을 선생님과 학생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말한다. 학생이 자신의 장점을 다차원적으로 드러내고, 사회가 그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교육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조재원 교수는 UNIST에서 과학인문학과 환경윤리 분야를 가르치고 연구하고 있다. 기후 재앙, 인간 소외, 소득 불균형, 노동가치 등 사회문제를 기호학적으로 해결하고자 연구한 ‘사이언스월든’센터장을 역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