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 시작된 장마가 26일 공식적으로 끝났지만, 울산은 장마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타들어 가는 가뭄에 시달렸다. 7월 누적 강수량이 단 28㎜에 그친 그야말로 '마른장마'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반도 상공은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동시에 중첩되는 '이중 열돔(Double Heat Dome)'이라는 유례없는 폭염 위기가 눈앞에 다가왔다. 이미 울산지역은 폭염특보가 20일 넘게 지속되고 온열질환자가 45명을 넘어섰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 지역 경제 기반을 동시에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시급한 현안은 식수와 농업용수를 비롯한 물 확보 비상이다. 울산의 주요 식수원인 회야댐의 유효저수율은 31.7%로 전년 동기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사연댐(4.1%)과 대곡댐(9.7%)은 이미 10% 밑으로 떨어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사염댐 용수를 공급 받던 천상정수장은 벌써 낙동강물이 들어오는 대곡댐에서 용수로 채워지고 있다. 농업용수를 책임지는 지역 저수지 82곳 중 절반에 가까운 곳이 주의·경계·심각 단계에 빠졌고, 4곳은 저수율이 40% 미만인 심각 상태다. 계속되는 폭염으로 인한 수분 증발량까지 급증해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울산시가 지난 24일부터 하루 9만3,000t의 낙동강 원수를 매일 2,200만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사 오고, 향후 15만t까지 추가 확보하겠다고 밝힌 것은 불가피한 긴급 처방이다. 그러나 예산 투입을 통한 원수 확보만으로 폭염 장기화에 따른 용수 난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다. 댐 간의 연계 운영을 세밀하게 점검하고, 산업단지의 용수 공급 체계 및 농가별 비상 용수 지원책을 단계별로 가동하는 치밀한 용수 관리 종합 로드맵이 강화돼야 한다.
아울러 폭염 장기화에 따른 인명 피해와 민생 경제 타격을 막기 위한 행정력 집행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취약계층과 야외 노동자에 대한 온열질환 예방 예찰을 전면 강화하고, 무더위쉼터 운영 확대 및 축산·농가 피해 방지를 위한 현장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번 폭염과 가뭄은 단순한 계절적 특성을 넘어 기후위기가 가져온 구조적 재난이다.
울산시는 유관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가뭄·폭염 대응 체계를 재점검하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안전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