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은 방충재 등 부두시설 조건과 선사·부두운영사 등 이해관계자 간 협의를 토대로 접안 여건을 정해 왔다면, 앞으로는 선박의 실제 움직임까지 시뮬레이션해 과학적인 접안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울산항만공사(UPA)는 5억5,000만원을 투입해 ‘울산항 안벽수심 이격거리 기준 마련 연구 용역’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용역기간은 착수일로부터 8개월로, 입찰 절차를 거쳐 오는 10월께 계약이 체결되면 2027년 상반기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용역의 핵심은 울산항에서 운영 중인 선석의 현행 안벽수심과 관리수준이 실제 선박 운항 환경에서도 적정한지를 다시 검증하는 데 있다.
같은 부두에 접안하더라도 선체 형태와 흘수, 바람·파도·조류 등에 따른 선체 움직임에 따라 선박 밑바닥과 해저 사이의 실질적인 여유수심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UPA 관계자는 “현재 안벽수심이나 이격거리에 대해 별도로 정립된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시설조건과 선사 등 이해관계자 사이의 합의를 통해 운영되는 측면이 있다”며 “선박의 롤링이나 상하운동 등 실제 선체 운동을 분석해 어느 정도의 이격거리와 수심을 확보해야 안전한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기준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계류 상태에서 발생하는 선박의 ‘동적 거동’을 반영해 살펴본다.
선박은 부두에 묶여 있어도 파랑과 바람, 조류 등에 따라 상하·좌우로 움직인다. 이 과정에서 도면상 수심이 충분하더라도 순간적으로 선박 밑바닥과 해저 사이의 선저여유수심(UKC·Under Keel Clearance)이 줄어들 수 있다.
결국 기존처럼 부두 수심을 정적인 숫자로만 관리하는 데서 벗어나 실제 해상 조건과 선박의 움직임까지 감안한 ‘운영 가능한 수심’을 따져보겠다는 의미다.
UPA는 이를 위해 울산항의 조위·유속·파고·풍속과 항로·선회장·수심을 조사하고, 선석별 계선주와 방충재, 해저지반 등의 현황을 데이터베이스화한다. 최근 3년간 각 선석을 이용한 선박의 선종과 규모, 흘수도 분석해 선석별 최대 접안선박을 도출할 계획이다.
연구 범위는 울산본항과 온산항, 미포항, 울산신항 등 울산항 전체다. 울산항에는 모두 123개 선석이 운영되고 있으며 안벽길이는 2만2,427m, 총 접안능력은 478만5,500DWT 규모다.
UPA는 안벽식·잔교식·돌핀식 등 부두 구조와 방충재 규격, 해저부 형상 등을 고려해 우선 50~60개 정도의 후보 선석을 추린 뒤 선박의 선형과 이용 특성을 추가 분석해 최대 30개 안팎의 대표 선석을 선정, 바람·파랑·조류 등의 조건을 달리해 계류안전성 시뮬레이션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대형선박 이용으로 여유수심 부족이나 접·이안 제한이 발생한 선석, 안전수심을 둘러싸고 이해관계자 간 논란이나 마찰이 제기된 선석 등도 우선 검토 대상에 포함된다.
이를 통해 선체 움직임에 따라 흘수가 얼마나 변하는지와 현재 수심에서 안전한 접안·하역이 가능한지를 분석하고, 선석별 최소 여유수심과 접안 가능한 최대 선박 흘수를 산출한다. 선박과 안벽 사이의 적정 이격거리도 함께 제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