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봉해 한복작가. 본인제공
최봉해 한복작가. 본인제공

“마지막에 입는 옷도 내가 좋아하는 색과 모양으로 고를 수 있지 않을까요. 쓸쓸하거나 무서운 옷이 아니라 꽃처럼 아름다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최근 만난 최봉해 작가는 삶의 마지막에 입는 옷인 ‘수의’를 이야기하면서 꽃과 아름다움을 먼저 떠올렸다. 울산 중구 문화의거리에서 한복 공방 ‘봉언니한복집’을 운영하는 그는 이번에는 자신이 마지막에 입고 싶은 옷을 만들었다.

#개인전 ‘마지막에 입는 꽃’ 24일 개막

최 작가는 오는 24일부터 11월 1일까지 태화복합문화공간 만디 2전시실에서 개인전 ‘마지막에 입는 꽃’을 연다. 울산문화관광재단 예술창작활동 지원사업으로 마련된 전시로, 한지 수의와 전통 상여·꽃가마를 결합한 설치작품 등을 선보인다.

작업의 출발점은 ‘마지막 옷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이었다.

최 작가는 “평소에는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옷을 고르지만, 마지막에 입는 옷은 남겨진 사람들이 대신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제가 입고 싶은 수의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고, 수의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표 작품은 웨딩드레스 형태의 한지 수의다. 작가가 자신의 마지막 모습을 상상하며 실제 입을 수 있도록 제작했다. 여러 겹의 한지를 주름잡고 바느질했으며, 전통 대나무 판각과 능화판 문양을 활용했다.

그는 “한지는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이 있고, 자연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재료라는 점에서도 마지막 옷과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에는 전통 상여와 꽃가마를 결합한 설치작품도 등장한다. 장례의 ‘배웅’과 혼례의 ‘마중’을 하나의 공간에 담았다.

#죽음과 마지막 옷의 자기결정권

최 작가는 “꽃가마와 상여는 서로 다른 순간에 사용되지만 소중한 사람을 정성껏 태워 보낸다는 점에서 닮았다”라며 “마지막 길도 꽃으로 꾸며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죽음을 무겁거나 두려운 대상으로만 바라보기보다 삶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길 바란다. 앞으로 다양한 세대의 참여자들과 각자의 마지막 옷을 구상하고 제작하는 프로젝트도 계획하고 있다.

2014년 한복 공방을 연 최 작가는 드라마 ‘쌍갑포차’와 창극 ‘아름다운 사람 이순신’ 등의 의상 제작에도 참여했다.

최 작가는 “작품 앞에서 어렵게 의미를 찾으려 하지 않아도 된다”라며 “전시장을 나설 때 ‘나라면 마지막에 어떤 옷을 입고 싶을까’라는 생각이 남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전시는 무료이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개막 행사는 27일 오후 6시에 열린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