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특수학교에 다니는 장애 학생들의 등하교길이 위험천만이다. 안전시설이 없는 도로 가장자리, 심지어 자갈밭과 풀밭을 위태롭게 디디며 등하교를 하고 있다. 휠체어 리프트를 안전하게 내릴 평탄한 보도조차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장애학생들의 이동권과 학습권의 가장 기초적인 출발점인 통학로조차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는 도시에서 포용과 복지를 논하는 것은 공허하다.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은 이미 도시 전역에 잘 갖춰진 시내버스 정류장을 공유하는 일이다. 버스정류장은 휠체어 이동을 위한 턱 낮춤 시설과 경사로가 완비돼 있고, 비와 눈,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하루 두 차례, 회당 10분 안팎에 불과한 특수학교 통학버스의 승하차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전용 시설을 새로 짓는 것은 행정적·재정적 낭비에 가깝다. 기존 인프라를 탄력적으로 나누어 쓰는 것이야말로 상식적이고 효율적인 행정이다.

 걸림돌은 법과 관행의 벽이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32조는 정류장 10m 이내에 노선버스 외 차량의 주정차를 일체 금지하고 있다. 이로인해 일부 통학차량이 궁여지책으로 정류장을 이용하자 버스업계가 민원까지 제기한 적이 있다고 한다. 당연히 지자체도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특수학교 통학차량의 시내버스 정류장 이용에 난색을 보인다. 통학버스의 시내버스의 정류장 일시 정차를 허용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지만, 국회의 입법 절차만 쳐다보며 마냥 손을 놓고 있기에는 아이들이 처한 통학 환경이 너무나 절박하고 위험하다.

 법 개정 이전이라도 지방정부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 조례 제정을 통해 특수학교 통학버스를 ‘공익 목적의 예외 차량’으로 지정하거나, 울산시와 시교육청, 울산경찰청, 버스운송사업조합이 머리를 맞대고 행정적 유예 및 시범 사업 협약을 맺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통학 수요가 많고 배차 간격에 지장을 주지 않는 정류장을 정밀하게 조사해 출퇴근 혼잡 시간을 피한 특정 시간대 일시 정차를 우선 허용하는 것도 충분히 실현 가능한 묘수다.

 장애 학생들이 이용하는 시내버스 정류장에 ‘이 정류장은 장애학생 등교차량이 함께 정차하는 곳입니다’라는 표지판을 세울수 있다면, 울산은 ‘교통약자들을 보호하는 도시’의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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