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중공업 노사가 첫 상견례 이후 147일 만에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타결했다. 이번 교섭에서는 HD현대미포와의 통합에 따른 근로조건까지 재정비하면서, 회사 간 합병 이후 노사관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27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노조)에 따르면 이날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울산 본사 등에서 올해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자 대비 찬성 55.06%로 가결됐다.
전체 조합원 8,193명 가운데 7,724명(투표율 94.28%)이 참여해 4,253명(55.06%)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3,447명(44.63%), 무효는 24명(0.31%)이다.
이로써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6월 2일 상견례 이후 약 5개월 만에 올해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는 2022년 이후 5년 연속 연내 타결이다.
이번 타결안의 핵심은 월 기본급 12만원 인상(호봉승급분 5만5,000원 포함)과 격려금 등 일시금 1,150만원 및 약정임금 200% 지급이다. 이와 별도로 성과급과 복지포인트 30만원 지급도 포함됐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등을 모두 합하면 조합원 1인당 평균 4,136만원 상당의 보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지난 2일 부결된 1차 잠정합의안과 비교했을 때, 기본급 인상 총액은 12만원으로 동일하지만 호봉승급분이 기존 5만원에서 5만5,000원으로 올랐다. 격려금 등 일시금도 기존 1,100만원에서 1,150만원으로 50만원 증액됐으며, 복지포인트 30만원이 추가됐다.
단순 일시금 확대뿐 아니라 매년 자동으로 오르는 호봉승급분을 높여 고정급 인상 효과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HD현대미포와의 법인 통합에 따른 근로조건 정비도 이번 합의안에 담겼다.
노사는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을 HD현대중공업 기준으로 일원화하되, 기존 HD현대미포의 정년퇴직 위로휴가 14일 등 두 회사의 복리후생과 근로조건 가운데 조합원에게 유리한 내용을 반영하기로 했다.
퇴직금은 퇴직 사유 발생일 직전 4개월 가운데 근로자가 희망하는 연속 3개월을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했다. 올해와 내년 각각 조합원 100명을 선정해 해외 연수를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조선산업의 자동화와 디지털화에 따른 고용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전환 특별협약도 체결한다.

다만 올해 교섭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노사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배분하는 이익 성과 공유제와 옛 HD현대미포, HD현대중공업 통합 단체협약 요구안을 놓고 장기간 난항을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지난달 11일 첫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모두 11차례 부분파업을 벌였다.
특히 김동하 노조 지부장은 지난 18일부터 약 25m 높이의 크레인에 올라 닷새간 고공농성을 하기도 했다. 옛 HD현대미포 조합원으로 구성된 미포위원회 김태암 위원장도 통합 이후 근로조건 조정에 반발해 14일간 단식 농성을 했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임단협 타결은 안정적인 임금 인상과 성과에 따른 보상의 기반을 다지고, 합병 이후 단체협약을 정비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활기차고 화합하는 조직문화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