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지방데이터청이 어제 발표한 ‘데이터로 보는 동남권 아동가구 및 양육 현황’을 보니 지난 10년간 울산의 18세 미만 아동인구가 26.8%나 줄었다고 한다. 이는 전국 평균 감소율(22.8%)을 웃돌았고, 동남권에서도 가장 가파른 하락세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미취학 연령대인 0~6세 영유아 인구가 같은 기간 8만2,000명에서 4만4,000명으로 무려 46.6%나 급감했다는 사실이다. 초등학생 연령대 감소율(5.4%)과 비교하면 40% 포인트 넘게 격차가 벌어질 정도로 취학 전 세대의 절벽 현상이 두드러진다.
다만 지난 8월 발표된 ‘2025년 출생 통계’에서는 울산의 연간 출생아 수는 5,574명으로 2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고,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7개 특·광역시 중 유일하게 0.9명대에 올라서기도 했다. 울산 청년층이 코로나 팬데믹 후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결국 지금 울산이 마주한 상황은 명확하다. 지난 10년간 누적된 영유아 인구 급감이라는 구조적 침체의 그늘 속에서, 가까스로 틔워낸 ‘2년 연속 출생아 증가’라는 반등의 불씨가 교차하고 있는 것이다. 모처럼 찾아온 이 반등세를 일시적 착시가 아닌 지속가능한 흐름으로 안착시키지 못한다면, 울산은 머지않아 학령인구 소멸과 생산연령인구 고갈이라는 재앙적 악순환을 피할 수 없다.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울산’을 만드는 정책은 더 이상 시혜적 복지가 아니라 도시 존립을 위한 절대적 필수 과제다. 정책의 초점은 변화한 양육 현장의 현실과 정확히 맞물려야 한다. 무엇보다 출산 장려가 공허한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공공 보육과 돌봄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 기업 현장에서 남녀 모두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과 유연근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유인책을 파격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아울러 돌봄 사각지대를 메우는 촘촘한 안전망 구축도 시급하다. 출산율이 높은 신규 주거지에는 국공립 어린이집과 거점형 돌봄센터를 대폭 확충하는 한편, 소외 계층을 위한 맞춤형 양육 바우처와 방과 후 돌봄 공백 해소에 재정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골든타임이 길지 않다. 일·가정 양립 문화 정착, 틈새 없는 공공 돌봄시스템으로 이어지는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빈틈없이 실행에 옮겨 아이를 낳아 기르는 가정이 갈수록 늘어나도록 정책 역량을 모아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