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일위원인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지난 8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결과 평가 긴급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외교통일위원인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지난 8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결과 평가 긴급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울산 남구을)이 이달 개원하는 근로복지공단 울산병원의 명칭이 기존 민간병원과 겹쳐 시민 혼란이 우려된다며 공단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구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김 의원은 23일 열린 근로복지공단(이사장 박승흡)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강하게 질타했다.

김 의원은 박승흡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에 대한 질의에서 “병원 명칭을 끝까지 근로복지공단 울산병원으로 고집하는데, 건드리면 안 되는 성역이냐”라고 물었다.

이에 박 이사장은 “법원 판단에 따르고 있다”라고 답했다.

울산 남구에는 혜명심의료재단이 운영하는 민간 의료기관 ‘울산병원’이 30여 년째 자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달내 개원이 예상되는 근로복지공단 울산병원은 이름이 겹친다는 우려와 함께 지역사회의 명칭 변경 요구를 받아왔다.

그러나 공단은 상표권 소송까지 감수하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법원 판결로 명칭 사용의 법적 제동은 피했지만, 오히려 지역사회의 혼란과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지법은 기존 울산병원이 낸 ‘상호 사용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두 병원 명칭이 구분되는 데다가, 지명과 업종명이 결합한 상호를 특정인이 독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이유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김 의원은 응급 상황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근로복지공단 울산병원은 울주군에, 기존 울산병원은 남구에 있어 두 병원 사이 거리가 약 8㎞에 이른다. 위급 상황에서 환자 이송이나 119 구급대원과의 소통에 작은 착오만 생겨도 생명을 좌우하는 골든타임 확보에 치명적인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비슷한 혼선은 울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단은 전국 10여 개 산하 병원에 ‘근로복지공단+지역명+병원’ 형태의 일률적 명칭을 쓰고 있다. 대전에서는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과 의료법인 ‘대전병원’이, 대구에서는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과 ‘대구병원’이 함께 운영되며 비슷한 혼선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근로복지공단이 상위 법률상의 절대적 금지 규정도 아닌 단순한 내부 직제규정을 고수하기 위해 지역 주민과 소송전까지 벌인 것은 공공기관으로서 매우 부적절하고 오만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행정편의주의적인 관행에서 벗어나 지역 주민의 혼란을 해소하고 시민의 안전을 지켜내기 위해 공단 병원 명칭과 관련된 지침을 전향적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