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기록하며 나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것을 즐겨왔다. 하지만 가끔은 그 이야기들이 오롯이 ‘나’에게서 비롯된다는 게 때때로 창작의 발목을 잡곤 했다. 타인의 시선과 편견이 투영될까 주저하던 차에 소설이라는 장르를 마주했다. 자유롭게 인물과 사건을 만들어 허구의 세계를 만들어나가는 작업은 내게 해방감을 안겨 주었다. 그즈음 부산소설가협회 소설창작반의 문을 두드리며 본격적인 소설 쓰기를 시작했다. 이후 신춘문예와 신인문학상에 도전했지만 돌아온 건 줄줄이 이어진 낙선이었다. 그렇기에 이번 오영수 신인문학상 당선 소식은 꿈만 같았다.
제 숨구멍처럼 느껴졌습니다.환경단체 에 면접을 보는 날이었다. 찬석은 떨리는 입술로 말을 뱉었다. 투박한 고백에 면접관들은 펜을 내려놓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입가에 묘한 미소가 스쳤다. 그게 합격 신호였음을, 찬석은 며칠 뒤 알게 되었다.저기요. 숨구멍 씨?출근 첫날이었다. 사무실 입구, 가득 쌓인 소식지 묶음 뒤에서 누군가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민우였다. 그는 색이 바랜 활동 조끼를 입은 채 매직과 우드록을 두 손으로 꽉 쥐고 있었다. 방금까지 피켓을 만들었는지 티셔츠 소매에는 검은 잉크가 묻어 있었다. 민우가 짐 뭉
투고된 총 412편의 작품 가운데서 예심자들이 20편을 가려내는 수고를 했습니다. 거기서 결심 4인이 2인씩 조를 나눠 심사하여 4편을 뽑았지만, 그중 1편은 4인 중 1인 지지로 제외한 까닭에 3편을 두고 협의한 끝에, 「마지막 바다」를 당선작으로 결정했습니다.3편에 든 「외상장부」는 눈에 띄는 구성 방법으로, 현재의 삶에서 과거를 꺼내 펼쳐가면서 안정성 있는 서사 발전을 기했으나, 반면에 그 내용이 기시감이 들 정도였으며, 결말까지 그랬습니다.「이 퀄」은 새로운 발상으로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는 충격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드물게 어떤 소설은 작가를 잠시나마 불멸하게 합니다. 내가 쓰는 이야기가 아니고 이야기가 스스로의 필요로 나를 거쳐 가는 소설. 그런 소설을 쓰는 동안에 저는 다치거나 병에 걸려서 소설 쓰는 일이 중단되지 않도록 생활을 관리합니다. 작업실에서 가급적 멀리 나가지 않고 사람 만나지 않고 말을 많이 하지 않고 과하게 먹지 않고 매일 달려 체력을 기르고, 침묵과 단순한 생활을 유지하며 그 소설이 무사히 마무리되는 데 힘을 쏟습니다. 이 소설을 다 쓸 때까지는 죽을 수 없다고 생각하며 매일 조금씩 원고지를 채워 나가는 것입니다. 다 쓸 때
제34회 오영수문학상 본심에 오른 여덟 편의 작품은 다음과 같다. 김선재 「감상 세계」, 김연수 「그리고 밤과 가을이」, 서정아 「밤눈」, 이근자 「우리 안의 새」, 임수현 「사냥꾼이 놓친 빛」, 정이현 「실패담 크루」, 조해진 「영원의 하루」, 황정은 「문제없는 하루」.(이상 가나다 순.) 본심에 오른 여덟 편의 작품은 주제의식 면에 있어서 현대 소설의 고전적인 주제인 인간 실존의 위기에서부터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다양한 층위의 문명론적 위기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그 다채로운 소설적 진폭은 오늘날에도 소설
울산지역 3·1독립운동을 당시 판결문과 일제 자료를 바탕으로 다시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된다.그동안 울산 3·1운동사는 구술과 전해 내려온 이야기에 기대어 설명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세미나에서는 실제 판결문에 나타난 인물과 시위 준비 과정, 처벌 내용을 통해 언양 3·1독립운동을 다시 검토하는 발표가 예정돼 주목된다.울산역사연구소는 14일 오후 2시 울산 종하이노베이션 6층 컨퍼런스룸에서 ‘울산 향토사 연구의 성과와 방향’을 주제로 학술 세미나를 연다.이날 특히 눈길을 끄는 발표는 이병길 항일독립운동연구소 소장의 ‘언양 3·
비모어가 주관하고 고래문화재단·창작스튜디오 131이 주최한 2026년 창작스튜디오 131 프로젝트 ‘보이지 않는 순간들 : Working Protocol — 과정’의 네트워킹 프로그램 ‘제3회 아트커넥트 131’이 지난 12일 장생포 문화창고 7층에서 열렸다.이번 행사는 2026년 창작스튜디오 131 프로젝트에 선정된 작가 4인과 울산 미술 현장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울산 미술씬과 미술시장,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특히 선정 작가들이 오는 6월 울산국제아트페어(UIAF) 특별전 부스 참여를 앞두고 있어,
“서예가 시민들에게 아직은 조금 멀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이제는 전시도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다가가 함께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합니다.”최근 울산서예단체총연합회 신임 회장에 취임한 한경선 서예인은 앞으로의 3년을 ‘서예 대중화’의 시간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된 울산이 문화적 외연을 넓혀가는 흐름 속에서, 서예 역시 보다 열린 방식으로 시민과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서다.한 회장은 그동안 서예계 전시가 다소 정형화돼 있었다고 진단했다. 개인전과 단체전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일반 시민이 피부로 느끼고
한국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오윤(1946~1986)의 초기 공공미술 작품이 반세기 만에 발견됐지만, 재건축을 앞두고 철거 위기에 놓였다. 작품은 서울 광진구 구의동 옛 상업은행 지점 건물에 설치된 테라코타 벽화다.작품이 서울에 있지만, 이번 사안은 울산 문화계와도 무관하지 않다. 오윤은 울산 출신 단편 소설가 난계 오영수의 장남으로, 울산에서는 그동안 여러 차례 전시 등을 통해 오영수 문학과 오윤 미술을 잇는 ‘부자 예술’을 지역 문화자산으로 조명해왔다. 최근 구의동 건물 매수인이 울산시에도 작품의 존재를 알렸고, 이전과 보존
본지 4월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김종길)가 29일 비대면으로 열려 위원들이 4월 한 달간 본지 보도물을 점검하고 다양한 의견과 제언을 제시했다.김진영 편집국장은 “4월은 지방선거 특별취재반 구성과 지역 현안을 다루는 기획특집, 정치면 확대, 관련 유튜브 제작 등을 통해 지방선거와 민선 8기 마무리에 발 빠르게 대응해 나갔다”고 밝혔다. 4월 주요 보도로는 △지방선거 특별취재반 가동 및 이슈 중심 기획기사 발굴 △기획 ‘울산고속·시외버스터미널의 미래’ △기획 ‘용역중단 농수산물시장 선택의 시간’ △온산 폐기물매립장 ‘4수 도전’ 관련
재단법인 울산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오경탁·이하 재단)이 통합출범 3주년(4월20일)과 함께 유에코(UECO) 개관 5주년(4월29일)을 맞았다.재단에 따르면, 지난 2023년 4월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춰 ‘문화재단’과‘관광재단’ 통합으로 출범한 울산문화관광재단은 출범 이후, 기관의 규모를 축소하는가 하면 불필요한 경비를 절감하고 사업은 확대 운영했다. 특히 통합 당시, 31.2%에 불과하던 유에코의 가동률을 마케팅 강화, 적극적인 홍보 등을 통해 2024년 가동률 42.1%로 1년 사이 가동률을 10% 이상 상승시켰다.재단은 ‘W
울산 남구 신정동의 한 골목길을 따라 들어서자 오래된 양옥집 한 채가 보였다. 우편함 위에는 ‘한국미술협회 서양화가 회원의 집’이라는 명패가 붙어있었다.#하루 한 면씩 채워온 삶이 집에 사는 원로화가 이창락 작가(85)는 붓을 들고 있었다. 선암호수공원과 밀양호, 울산 인근의 산과 물을 화폭에 옮기는 중이었다. 작품에 서명도 하지 않은 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그리고, 또 고쳐 그렸다. 팔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그의 일상은 여전히 그림 곁에 있었다.“붓을 안 드는 날은 없네요. 재미가 있으니까요. 눈 감기 전까지는 해야지요.”
울산시립교향악단이 3년 만에 신규 단원 채용에 나서며 오케스트라 전력 보강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울산문화예술계 안팎에서는 이번 채용이 단순한 결원 보충을 넘어 연주력과 앙상블의 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울산문화예술회관은 울산시립교향악단 수·차석 단원 10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신규 채용은 지난 2023년 4월 호른 수석과 첼로 단원을 선발한 이후 3년 만이다.모집인원은 모두 10명이다. 수석 단원은 트럼펫, 트롬본, 바순, 클라리넷 등 4명이며, 차석단원은 트럼펫, 트롬본, 바순, 비올라, 호른, 타악기 등
울산지역 공공도서관 수가 꾸준히 늘며 접근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적은 수준에 머물며 문화 인프라 격차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4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도서관협회가 발표한 ‘2026년 전국 공공도서관 통계조사(2025년 기준)’에 따르면 울산 공공도서관은 22개관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1곳 늘어나며 최근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7개 특·광역시 중 가장 적은 수다.실제로 서울은 214개관, 부산 60개관, 대구 53개관, 인천 56개관, 광주 31개관, 대전 28개관으로 울산과 큰
해외공연 출연진 문제로 촉발된 ㈔울산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이하 울산예총)와 울산무용협회(이하 무용협회)의 장기 갈등이 지난 20일 양측의 합의로 일단락됐다.2년간 이어진 이번 사태는 지역 문화예술계에 적지 않은 과제를 남겼다. 협회 자격정지와 제명, 법적 대응, 복귀 논의로 이어진 이번 일은 단순한 단체 간 분쟁을 넘어 울산예총과 회원단체 간 관계 설정, 징계 절차의 정당성, 회원단체의 자율성, 내부 소통 구조 등의 문제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이번 사안의 직접적인 발단은 2024년 울산예총이 진행한 베트남 해외교류공연이었다. 당시 울
작가는 입으로 말하지 말라. 작품이 말하도록 하라.그 작은 입술은 화를 불러들이는 통로이니라.학위를 얻는데, 마음을 쓰지 말라. 학위가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작가는 위대한 사기꾼이어라. 만 사람이 그의 작품과 함께하기를기대하며 작업실에 땀을 흘린다.작가가 작업실에서 죽으면 순직이라 했다. 작업실은 그 만의 세계요,그 만의 소우주이니라. 그 우주는 언제나 작가와 함께 이니라.-작가 노트 중에서△국전 입선 4회 외 다수△아세아 현대미술제(일본 동경도미술관), 서울 현대미술제 외 다수△작품소장-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울산시립미술
4·19혁명 66주년을 앞두고, 1960년 울산의 학생과 시민들의 민주주의 활동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4·19혁명은 3·15 부정선거와 이승만 정권의 독재에 맞서 학생과 시민들이 일어선 민주주의 활동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울에서 시작된 혁명의 물결은 울산에서도 거세게 이어졌다.66년 전 울산의 학생과 시민들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섰지만, 그 역사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울산의 민주주의 활동 중심에는 울산농림고 출신 한양대 2학년 정임석 열사가 있었다.정임석 열사는 1960년 4월 19일 서울 경무대 앞 시위 현장에
울주문화원 울주민속박물관(관장 손영우)은 창녕박물관과 연합해 한국박물관협회가 주관하는 ‘2026년 K-뮤지엄 지역 순회 전시 및 투어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사업에는 국비 최대 1억 2500만 원이 지원될 예정이다.이번 공모사업은 전국 공·사립 및 대학박물관의 박물관 간 지역 전시 교류를 활성화하고 전시와 관광을 연계해 국민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이다. 전시와 지역 관광을 연계한 복합적 문화 경험을 제공하고자 기획됐다.울주민속박물관에 따르면, 울주민속박물관과 창녕박물관은 이번 공모사업을 통해
등단 52년, 1942년생으로 팔순을 넘긴 김성춘 시인. 최근 열다섯 번째 시집 『새가 울고 갔다』를 펴냈다. 그의 현재를 설명하는 말은 단지 ‘새 시집’만으로는 부족하다. 삶의 황혼을 응시하면서도 끝내 서정의 끈을 놓지 않는 시인, 여전히 독자와 후배 문인들에게 시의 온기를 건네는 사람, 그리고 울산을 “제2의 고향”이라 부르는 문학인. 지난 3일 국립경주박물관 인근 한 카페에서 만난 김성춘 시인은 느린 말투로, 그러나 단정한 어조로 기자에게 자신의 삶과 시를 들려줬다.◆ 울산 문학 2세대, 삶과 문학의 뿌리김성춘 시인은 1974
오는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기간에 맞춰 세계유산 ‘반구천의 암각화’ 일대에서 세계유산축전이 특별 개최된다. 세계유산위원회 공식 부대행사인 ‘제8차 세계유산 현장관리자 포럼(Site Managers’ Forum)’ 현장답사(관련 보도 ‘세계유산 현장관리자 100명 반구천의 암각화 찾는다’ 2026년 3월 26일자)와 함께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적 가치와 등재 의미를 국내외에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 준비기획단에 따르면, 이번 축전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