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주 에너지융합일반산단 입주
10개월간 일감 없어 발로 뛰기도
자동화기계·태양광 설치 등 투자
동종업계 모임 등 통해 영업활동
㈜태한은 플랜트 보온업체로 배관과 다양한 기계들의 보온을 위한 외장재를 제조하는 회사다. ㈜태한 김태복 대표(35)는 동종업계에 종사하던 아버지께 7년간 일을 배워 독립했다. 아버지를 돕기 위해 입사했던 회사에서 독립했지만, 이제는 서로에게 든든한 후원군이자 선의의 경쟁자로써 성장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해로 홀로서기 4년차인 김대표는 "아버지와 함께 일하던 시절 많이 배웠다. 운이 좋게 일을 배우며 흥미를 느꼈고, 그 때의 경험이 ㈜태한을 있게 한 것"이라며 "이제는 경쟁업체로 생각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전공이 아닌 막다른 길···시작과 독립
김 대표는 어린시절 사업가인 아버지를 보며 자랐지만 CEO가 되고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다.
김 대표는 대학교시절 부동산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전공을 살려 부동산 경매나 지적측량 관련 일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35년간 회사를 운영해 온 아버지가 나이가 들며 힘들어 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됐고 보탬이 되고자 아버지 회사에 입사했다.
입사 후에는 전국 공사현장을 돌아다니며 일을 배웠다.
첫 발령지는 강원도 동해였다. 북평화력발전소 보온공사 현장에서 안전관리 및 터빈보온담당으로 1년 6개월정도 일을 하며 현장에서 필요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울산에 내려와 RUC 프로젝트의 S-OIL증축프로젝트 현장관리자로 1년 6개월 일을 하고, 군산에 위치한 쓰레기 매립장 보온공사 관리자로도 약 8개월 지냈다.
김 대표는 "전공과는 다른 일을 하면서 어렵기도 했지만 욕심이 생겨 '독립을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됐다"고 말했다.
이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마침 울주군 에너지융합일반산업단지 분양소식을 듣고 사업부지를 알아보고 사업자도 냈다. 부족한 자금은 '청년창업자금 지원사업'을 통해 마련했다. 마지막으로 아버지의 허락을 위해 설득의 나날을 보낸 끝에 ㈜태한의 대표가 됐다.
#배운 게 도둑질···발전 가능성까지 고려 업종 선택
플랜트 업종을 난생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도 많을 것. 하지만 김대표는 운 좋게도 가족기업을 통해 배움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고, 값진 경험과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처음엔 어떤 일인지도 잘 몰랐지만 업계에서 일하며 플랜트업계와 보온이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과 발전가능성이 높다고 느껴 독립하면서도 같은 업종을 선택했다.
김대표는 "아직 공장을 세우고 실제로 일을 한건 4년차라 부족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다른 업종으로의 변경에 대한 생각이 없지는 않다"고 전했다.
# 쉬운 게 없던 나날들, 사람이 곧 힘이다
김대표는 ㈜태한의 법인을 설립하고 지난 2022년 공장을 세웠다.
부푼 마음을 안고 시작한 사업이지만 쉬운 일이 하나도 없었다.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끊임없이 생겨나 산더미처럼 쌓여갔다. 처음 공장부지를 분양받을 때부터 생겨난 막연한 불안함은 시작에 불과했다. 공장을 건축할 때는 시공사·건축사간의 마찰, 공장이 지어진 후에는 본격적인 사업에 대한 걱정과 거리들이 물밀 듯이 몰려왔다.
대표가 되보니 직원들 급여와 대출이자를 갚기 위한 걱정은 물론이고 일도 바로 생기지 않았다. 2022년은 정말 걱정만 하다가 보낸 해였다. 10개월간 사실상 개점휴업인 상태가 이어지면서 김대표는 발로 뛰기 시작했다.
아버지 회사와거래하던 거래처 2곳을 소개받아 일을 시작했지만 언제까지나 도움을 바랄 수는 없었다.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동종·관련업계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각종모임과 산단의 소통을 통해 영업활동을 했다.
동종업계 선배들의 조언을 따라 공장 제조과정에서도 뒤쳐지지 않기 위해 자동화기계 도입과 태양광을 설치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 발전하고 경험을 쌓아 여러규모의 사업들을 진행해 온 김대표는 현재 창업 이후 가장 큰 규모인 ㈜무림p&p 친환경 보일러 개선사업의 보온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직원들이 즐거운 회사' 만들고 싶다
김 대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률 같은 수치상의 목표는 없다. 그런 목표는 꾸준히 성장하면서 언젠가는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한다. 다만 직원들이 즐겁고 만족하며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직원들에게 회사가 억지로 가야 하는 곳이 아닌, 진심으로 애정하고 대우받으며 오래 일하고 싶은 회사로 생각됐으면 한다. 나도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내야 하는 자리' CEO는 늘 바빠야
젊은나이에 CEO가 되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신경써야하고 불안하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걱정만 할 순 없는 법.
김대표는 "본인의 선택을 믿고 단단하게 마음먹고 차근차근 해결해 나갈 수 밖에 없다. 조언을 구하고 배워야 한다"라며 "그렇게 해야 성장 할 수 있다. CEO는 해내야 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오정은 기자 oje@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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